• 아시아투데이 로고
현대차부터 대한항공까지…기업의 사회적 책임 고려하는 SRI펀드

현대차부터 대한항공까지…기업의 사회적 책임 고려하는 SRI펀드

기사승인 2018. 05. 25.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 부진한 수익률에 마케팅 부족
- 관심에 비해 설정액 저조
최근 대한항공은 오너 갑질 문제에 이어 비리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지배구조 개편 과정속에서 외국계 자본과 의결권 자문사들의 반대에 부딪혀 자사주를 소각하고 배당금 확대 정책을 내놓는 등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았다. 언뜻 보면 전혀 공통점이 없어 보이지만, 이 둘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최근 주주·투자자들이 기업의 재무뿐 아니라 지배구조와 윤리 경영 등에도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관심속에서 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개선(ESG)를 고려해 투자하는 사회적책임투자(SRI) 펀드가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국내에서도 스튜어드십코드가 도입되고 20여개 운용사들이 도입의사를 밝히면서 SRI 펀드 상품수와 투자금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투자자들의 인식이 부족한데다 포트폴리오 구성 종목도 대형주 위주로 기존 펀드들과 차별점이 없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24일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23일 기준 국내 SRI펀드의 설정액은 3550억원으로 1년동안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출됐다. 지난달 출시된 코스닥 벤처펀드가 한달간 설정액 7294억원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자금이 빠져나가는 이유는 연초 이후, 최근6개월간 수익률이 각각 0.64%, -1.43%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SRI펀드는 2001년 국내에 처음 출시됐지만 그동안 부진한 수익률 탓에 외면받아왔다. 하지만 새정부 출범과 함께 기업의 투명한 경영·지배구조 개선 등을 강조하는 기조가 자리잡으며 지난해에만 5개 펀드가 신규 설정됐고 올 들어서도 2개의 상장지주펀드가 신규 상장되는 등 출시가 증가하고 있다.

현대차투자증권은 “비즈니스를 잘해 좋은 실적을 내면서 승승장구 하다가도 주주·종업원·협력업체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부당한 피해를 주거나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기업이 많기 때문에, 이런 리스크 요인을 사전에 점검하는 것은 펀드의 장기 성과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고 설명했다.

SRI펀드에 대한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작 투자 매력은 부족한게 현실이다. 구성종목을 살펴보면 상당수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비중이 20%선을 넘어서는 등 대기업 위주의 포트폴리오로 다른 대형주 펀드들과 큰 차이가 없는데다, 펀드의 70% 상당이 설정액 100억원 미만의 소규모로 투자 성과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SRI펀드는 기업의 지배구조, 투명경영과 관련돼 있다보니 장기적인 미래성과를 보는 것이 필수지만 단기투자 성향이 강한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정작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SRI펀드는 수익을 위한 투자라는 인식보다는 정부의 정책 개념으로 인식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대형주의 비중을 낮추고 상품의 취지에 맞는 착한 기업에 대한 비중을 높여 차별화를 두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