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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 위해 양국 인내심 발휘해야

[사설]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 위해 양국 인내심 발휘해야

기사승인 2018. 05. 24.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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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한이 내달 12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회담의 무산을 우려케 할 정도로 거친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3일 북한이 비핵화의 대가로 경제지원·체제보장·평화협정 등을 요구해왔다면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향한 북한의 믿을 만한 조치의 선행을 요구했다. 이에 반해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24일 CVID 원칙을 비판하고 “미국이 무도하게 나오면 북·미정상회담 재고를 지도부에 건의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조건이 맞지 않으면 회담장을 정중히 떠나겠다고 했지만 이는 북한의 페이스에 말리지 않겠다는 의미일 뿐 미국이 생각하는 회담의 성공을 위해 더 몰두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최 부상의 회담 재고 발언도 북한이 원하는 회담을 하려는 기세싸움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런 싸움은 아직 비핵화 협상을 성공시키기까지 갈 길이 멀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이번 주말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미국과 북한간 사전 실무협의에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정상회담 개최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협상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협상할 대상을 확실하게 특정하고 서로 만족할 수 있는 조건을 찾아내야 한다. 이는 마치 사고 팔 대상이 확실하고 그 가격이 서로 만족할 수 있어야 거래가 성사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미국도 인내심을 가지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노력해 줄 것을 간곡하게 부탁한 바 있다.

이런 문재인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노력에 호응해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간 주장하던 ‘일괄타결’ 방식에서 한 걸음 물러나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라도 일부 보상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일종의 계약금, 중도금, 잔금이 있고 계약의 위배에 따른 벌칙이 있을 때 계약의 성사가능성이 높아지듯이 자신의 입장만을 모두 관철하려고 하기보다는 신뢰를 확보해가는 방안도 모색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제 미국과 북한 양국은 기 싸움을 전개하더라도 물 밑으로는 협상의 대상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특정함으로써 협상 대상의 확대나 축소로 협상이 파탄에 이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북한의 비핵화 외에 미국의 전략자산 문제가 포함되는 것인지가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이와 동시에 또 그 ‘가격’을 얼마로 할 것인지, 즉 보상을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지불하고 또 이를 믿을 만한 거래로 만들 방법이 무엇인지 머리를 맞대며 찾아가는 인내심을 보여 북한의 비핵화를 성공해내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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