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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핵 폐기’ 진정성 증명…북·미정상회담에 긍정 시그널

‘미래 핵 폐기’ 진정성 증명…북·미정상회담에 긍정 시그널

기사승인 2018. 05. 24.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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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미국에 상응조치 요구 가능성
핵병진 포기·경제 집중 실행의지 담겨
국제사회에 비핵화 확고한 뜻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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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서울 동작구 기상청 국가지진화산종합상황실에서 직원들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관련 내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연합
북한의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는 비핵화의 진정성을 증명할 첫 단추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날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는 북한이 당 전원회의 당시 병진노선 종료와 관련된 결정서에 명시한 사항으로 북한의 노선 변화를 실행에 옮긴다는 의미가 있다.

북한은 이날 한국과 미국 등 5개국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 17분께까지 핵실험장 2·3·4번 갱도와 막사 등을 연쇄 폭파하는 방식으로 핵실험장을 폐기했다. 핵실험장 갱도 뿐 아니라 지상의 관측설비와 연구소, 경비건물 등을 완전 폐기했다.

전략적 노선 전환을 밝혔던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직접 실행에 옮김으로써 비핵화 의지를 구체적으로 보인 첫 번째 사례다. 외교부는 이날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조치에 대해 “비핵화와 관련된 첫 번째 조치”라고 평했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이번 조치가 추후에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계기가 될 수 있도록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 20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무력과 경제 건설의 병진노선을 종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경제건설에 집중할 것이라는 새로운 노선을 천명했다. 특히 이러한 전략노선 전환이 큰 틀에서 이뤄지는 조치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음달 12일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을 교환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는 북한이 국가적 노선 전환을 실행에 옮긴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이 6차례 핵실험을 했던 터라 핵실험장 폐기의 기술적 의의에 대한 견해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다소 엇갈린다. 하지만 국제사회에 약속한 조치를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상징적으로 비핵화 의지를 드러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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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 방식으로 폐기한 24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연합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미국에 상응조치 요구할 수도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 간 신경전도 팽팽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 연기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데 이어 미국 고위당국자들은 리비아식 모델을 언급하며 북한을 압박했다. 이에 맞서 북한은 정상회담 재고려 의사를 내비치며 외교적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전격적으로 진행한 것은 북·미 정상회담으로 나아가기 위한 진정성을 거듭 확인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일부 갱도는 여전히 사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비핵화의 상징적 의지를 국제사회에 보여줬다는 의미가 있다. 이를 두고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넘어 진행 과정에서도 유연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도 달린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전격적으로 폐기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비핵화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말 북·미 당국자들이 싱가포르에서 실무 접촉 가능성이 나오는 상황에서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는 북·미 회담의 성사와 성공 가능성을 위한 청신호로 받아 들여진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통한 북한의 요구사항도 주목된다. 북한은 미국과의 사전협상 과정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했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미국에 상응 조치를 촉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외교·안보 전문가들도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두고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한 로드맵에 따라 충분한 보상을 받겠다는 것을 전제로 한 행보라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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