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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갑질은 미워도 회사는 살려야”…대한항공 직원 피해 우려

[취재뒷담화] “갑질은 미워도 회사는 살려야”…대한항공 직원 피해 우려

기사승인 2018. 05.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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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 '카더라 제보'에 진에어 면허취소 등 우려 나오자
대한항공 내부서 "갑질은 미워해도 회사는 살려야"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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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마크를 달고 비행하고 있는 대한항공 항공기 모습. 이번 사태가 당국의 잦은 압수수색 등으로 인해 대항항공과 그 직원들의 이미지, 자존심이 실추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갑질은 밉지만 대한항공이라는 회사의 가치가 훼손돼서는 안됩니다. 그동안 직원들이 에너지와 열정을 쏟아 부은 소중한 우리의 직장입니다.” 얼마 전 취재차 만난 대한항공 직원에게 갑질 사태에 대한 개인적 의견을 묻자 돌아온 대답입니다.

조현민 전 전무의 갑질 보도 이후 계속되는 오너 일가의 일탈 의혹 제기와 당국의 압수수색으로 대한항공 직원들의 딜레마가 깊어져 가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오너 경영인들의 일탈행위에 대한 방지책을 세워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자칫 일탈에 대한 세간의 집중과 압수수색이 국적사인 대한항공의 이미지 훼손과 면허 취소 등으로 이어져 직원들을 선의의 피해자로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직원들의 걱정은 국토부가 진에어 항공면허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간 뒤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외국인인 조현민 전 전무가 등기이사를 맡은 것은 잘못이지만 진에어의 면허가 취소된다면 직원들의 피해 역시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한 직원은 “국토부는 현시점에서 면허취소 검토가 아니라 향후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과 예방을 위한 노력을 펼쳐야 한다”며 “관리감독 소홀의 피해가 고스란히 직원들에게 전가되어서는 안 된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일부 진에어 직원들은 대한항공 갑질 사태의 불똥이 진에어의 면허취소 논의로 튄 것에 대해 불쾌해하고 있습니다.

진에어는 지난해 연간 매출 8884억원, 영업이익 970억원을 기록하는 등 올해 매출 1조원 달성이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4월말 기준 임직원수도 1900여명에 이릅니다. 이 같은 현실적인 부분을 감안해 정부 당국이 면허취소 등을 언급함에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대한항공 직원들은 사실관계가 명확한 제보에 대해선 긍정적이지만 ‘카더라’식의 무책임한 제보에 대해선 민감한 상황입니다. ‘카더라’식 제보가 압수수색 등으로 이어지면 직원들이 쌓아온 대한항공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사기저하와 업무 차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대기업 대관 관계자는 “카더라 식의 제보로 (대한한공에 대한) 압수수색이 과도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임의 제출 등 압수수색을 하지 않고 원하는 자료를 얻을 수 있는 방법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오너가의 일탈에 대한 압수수색이 회사보다는 자택 등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결국 압수수색 등 당국의 조사가 불가피하더라도 직원들과 주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신중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번 사태가 대한항공이라는 기업의 가치를 훼손하기보다 갑질 사태의 재발을 막고 대항항공이 더욱 건강한 지배구조를 갖추는 기회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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