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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포커스]의회주의자 정세균 국회의장, 품격있는 퇴임

[투데이포커스]의회주의자 정세균 국회의장, 품격있는 퇴임

기사승인 2018. 05. 2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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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평의원으로, 더 큰 대한민국 위해 백의종군"
마지막 본회의서 여야 의원 큰 박수
국회 청소노동자 직접고용 관철
'박근혜 탄핵안' 질서 있는 처리 호평
[포토] 소회 밝히는 정세균 국회의장
정세균 국회의장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그간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이병화 기자
“더 큰 대한민국을 위해 백의종군 하겠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28일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의장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다”며 “진정한 의회주의자, 품격 있는 정치인으로 역사 앞에 당당하게 살아가겠다”고 강조했다.

29일 임기를 마치는 정 의장은 “단 한 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던 숨 가쁜 시간의 연속이었다”며 “국민 앞에 낯을 들기 어려울 정도로 부끄러운 기억도 있었고 기쁘고 보람찬 일들도 많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정 의장은 2016년 취임하자마자 국회 청소근로자 직접고용을 관철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안을 질서 있게 처리하는 등 역대 의장 중 가장 국민 요구에 발맞춰 국회 운영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정 의장은 임기 중 가장 큰 사건으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안 처리를 꼽으며 “우리 국회가 들불처럼 일어선 민심을 깊이 헤아린 결과이자 입법부로서의 역할과 사명을 재확인한 계기”라고 평가했다.

정 의장은 20대 국회 전반기 성과에 대해 △국회 청소근로자 직접 고용 △불체포특권 남용 막기, 친인척 보좌진 채용 문제 개선,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 금지 등 국회 특권 내려놓기 △19대 국회 전반기 대비 13% 이상 증가한 법안 처리 △여야 합의에 따른 예산안 처리 관례 정착 △의회외교 강화 등을 꼽았다. 다만 정 의장은 임기 과제로 삼았던 개헌에 대해 “국회 개헌특위가 만들어지고 1년 반이나 가동했는데 국회 합의안 하나 만들어 내지 못한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성적표”라고 안타까워 했다. 정 의장은 각 당 대표들의 결단을 촉구하며 “늦어도 내년에는 개헌안 마련에 성공했으면 좋겠고 저도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추미애 더민주 신임 대표, 정세균 국회의장 예방
정세균 국회의장 직무실 책상에 인기 캐릭터 인형인 세균맨과 루피가 놓여져 있다. 정 의장의 이름과 같은 ‘세균맨’은 그의 별명이 됐고 루피는 정 의장과 닮아 지지자들로 부터 또 다른 별칭으로 불리고 있다. 정 의장은 2016년 임기를 시작하며 자신의 책상에 두 캐릭터 인형을 분신처럼 올려 놓고 “셋이 함께 직무를 본다”며 탈권위적인 모습을 보였다./송의주 기자songuijoo@
쌍용그룹 상무이사 출신인 정 의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 15대 국회부터 정치인생을 걸었다. 당 정책위의장과 원내대표에 이어 당 대표직도 두 번이나 역임한 정 의장은 참여정부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내며 정책·행정·정무 감각을 쌓았다. 정 의장은 여기에 특유의 넉넉한 웃음과 스킨십을 더해 야당의 거친 반발에도 마찰 빚는 일 없이 여소야대 상황을 잘 관리해왔다는 평가다. 특히 자유한국당이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세운 국회 본청 앞 천막 농성장도 엄연히 불법 점거였지만 정 의장은 대승적 차원에서 철거하지 않고 끝까지 설득에 나섰다.

이날 마지막 본회의를 주재한 정 의장은 여야 의원들을 향해 감사함을 표하며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으로서 일할 수 있게 되어 기뻤다”고 인사했다. 여야 의원들은 마지막 그의 소회에 큰 박수로 화답했다.

의회주의자로서 ‘정치의 품격’을 실천해 온 정 의장은 이제 종로구 지역구 의원으로 돌아간다. 그는 지역 주민들과 다시 소통을 하면서 자신의 정치 목표인 정치발전과 좋은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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