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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미, 정상회담 성공위해 조금씩 양보하고 접점 모색해야

[사설] 북·미, 정상회담 성공위해 조금씩 양보하고 접점 모색해야

기사승인 2018. 05. 28.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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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미국 당국자들이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비핵화 등의 의제에 관한 실무협상을 진행하면서 한때 무산위기에 몰렸던 북·미 정상회담이 제 궤도에 다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조만간 의전·경호·보안 등 실행계획 의제 논의를 위한 실무협상이 싱가포르에서도 열린다. 6·12 북·미 정상회담 성사는 거의 기정사실화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하지만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우선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밝힌 것처럼 북한의 비핵화 방식에 대해 ‘선 핵폐기, 후 보상’의 일괄타결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반해 북한은 단계적·동시적 해법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더욱이 북한은 29일 노동신문 논평을 통해 ‘우리가 정한 시간표대로 계속 나갈 것’이라며 기존 비핵화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렇듯 양측이 자신의 입장만 고수한다면 어렵사리 불씨를 살린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보장하기 어려워진다. 문 대통령이 아무리 일주일 사이에 워싱턴과 판문점을 오가며 양측을 중재하려는 노력을 기울여도 결국 문제 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것은 북·미 당사자들이다.

물론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물리적으로 단계적 접근법이 조금 필요할지도 모른다”며 이른바 ‘트럼프식 단계적 비핵화’를 주장했다. 기존 ‘선 핵폐기, 후 보상’ 원칙에서 한 걸음 물러서 북한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북한 역시 ‘북·미 정상회담 재고’라는 말폭탄을 던지며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던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트럼프 방식’이라고 하는 것이 쌍방의 우려를 다 같이 해소하고 우리의 요구 조건에도 부합된다”며 환영의 메시지를 보내는 등 유연한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양측이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 판문점에서 진행 중인 북·미 양측 당국자 간 실무협상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워싱턴 정가도 판문점과 싱가포르에서 투트랙으로 진행되는 실무협상에 주목하고 있다고 한다. 실무협상이 끝나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직접 만나 의제와 일정 등을 확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양측이 보다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자세로 실무협상에 임해 조금씩 의견 접근을 이룬다면 두 정상이 마주하는 본회담에서도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위대한 합의가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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