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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중국’ 노선 비난하던 마하티르 말레이 총리, 결국 친중국 노선 모색

‘친중국’ 노선 비난하던 마하티르 말레이 총리, 결국 친중국 노선 모색

기사승인 2018. 05. 2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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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LAYSIA-KUALA LUMPUR-CABINET <YONHAP NO-0073> (XINHUA)
사진= XINHUA, 연합


당선 전 친(親)중국 행보를 유지하던 전 정권을 비난하고, 중국의 대규모 투자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온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가 중국과의 ‘실질적인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부채 문제로 친중국 정책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던 마하티르 총리가 자국 내 친중 인물을 자문위원회에 배치했다. 이에 친중국 노선으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새 내각이 일을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서, 마하티르 총리는 경제 문제와 관련해 다른 국가와의 관계를 점검하고 있다. 자신이 소속된 희망연대(PH)가 “진행하는 모든 거대한 인프라 프로젝트를 다른 국가들과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내건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다.

앞서 나집 라작 전 총리는 임기동안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다수의 중국 기업이 현재 말레이시아에서 진행되는 여러 대형 프로젝트를 주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동부의 주요 도시를 잇는 138억 달러 규모의 동부해안철도(ECRL)도 이 대형 프로젝트 중 하나다.

마하티르 총리는 이러한 나집 전 정권의 친중국 정책 등을 두고 말레이시아가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외자를 대출하게 될 것이며, 국가에 짐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마하티르 총리는 지난 17일 언론브리핑에서는 “이전 정부가 중국과 체결한 협의 내용을 계속 이행할 것”이라면서도 “모든 계약 내용을 다시 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바이 티안 주 말레이시아 중국대사는 말레이시아 새 내각 핵심인물들과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대사관은 그가 지난 24일 “말레이시아를 중국의 해상 실크로드의 중요한 협력 파트너로 여기고 있다”며 “중국은 말레이시아와 함께 일대일로를 추진할 준비가 됐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가 자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경제 벨트 구축) 정책에 주요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어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바이 대사에 따르면 마하티르 총리는 중국의 투자에 환영 의사를 밝히고 '양자 간의 실질적인 협력'이 진전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총선 직후 일대일로 사업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마하티르 총리는 중국과 깊은 유대 관계를 맺고 있는 말레이시아 억만 장자 로버트 쿠옥을 새 총리 자문위원회의 일원으로 임명했다. 매체는 쿠옥을 자문위원으로 임명한 것이 중국과의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한 명백한 움직임이었다고 설명했다.

쿠옥 자문위원은 지난 23일 바이 대사와 회동을 가졌다. 당시 중국 대사관이 낸 성명에 따르면 두 사람은 양국 간의 우호적인 양자협력이 양측 국민의 근본적인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에 동의했다. 성명은 “그들은 말레이시아가 중국과 윈-윈하는 협력을 통해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마하티르 총리는 지난 1월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중국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인정한 바 있다.

나카무라 마사시 일본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마하티르의 접근 방식은 프로젝트가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에 달려있다. 그러므로 이익이 되지 않는 프로젝트는 취소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도 개별 프로젝트를 검토하는 것이 중국과의 균형 잡힌 관계를 만들고자 하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마하티르 총리가 중국과의 균형잡힌 관계를 추구하는 것이 중국과의 경제 관계 단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황진파 말레이시아 풀라우피낭주 연구소 연구원도 지난 17일 “중국 정부의 투자 사업에 대해 마하티르 총리는 말레이시아에 정말 도움이 되는지 판단하겠다고 밝혀왔다”면서 “무조건 배척하겠다는 말은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황 연구원은 “말레이시아에 도움이 된다면 (중국을) 두 팔 벌려 환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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