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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말레이~싱가포르 고속철 사업 전격 취소…“수익성 없다”

말레이시아, 말레이~싱가포르 고속철 사업 전격 취소…“수익성 없다”

기사승인 2018. 05. 2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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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laysia Singapore Railway <YONHAP NO-3462> (AP)
사진=AP, 연합
말레이시아가 동남아 첫 국가간 고속철도로 관심을 집중시킨 말레이~싱가포르 고속철(HSR) 사업을 전격 취소하겠다고 발표했다.

미 블룸버그·말레이시아 일간 더스타 등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가 부채를 줄이기 위해 HSR 사업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하티르 총리는 “이는 최종적인 결정이다. 우리는 필요 없는 사업을 버려야 한다. 예를 들어 고속철 사업에는 큰돈이 들지만 우리는 1센트도 벌지 못한다”면서 “다만 싱가포르와 맺은 협약이 있기에 (사업 중단 확정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HSR는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와 싱가포르를 연결하는 고속철 건설 사업으로, 총사업비가 600억 링깃(약 16조 2636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돼왔다. 고속철은 말레이시아 구간 335km, 싱가포르 구간 15km로 전체 길이가 총 350㎞에 달할 계획이었다. 이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싱가포르와 쿠알라룸푸르를 90분 만에 이동할 수 있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양국에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주목됐다. 현재 육로를 통해 쿠알라룸푸르에서 싱가포르까지 이동하면 약 5시간이 소요된다.

이에 한국·중국·일본·프랑스 등이 고속철도 건설 사업자와 자산관리 회사 선정 입찰을 위해 치열한 수주전을 벌여왔다. 특히 일본은 기술적·재정적 지원을 내걸며 공을 들였다. 미야가와 마키오 주말레이시아 일본 대사는 1월 말레이시아 베르나마 국영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패키지와 전반적인 기술 전수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의 기업들에 굉장한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측은 말레이시아의 이러한 결정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통상산업부는 성명에서 “우리는 상호 이익과 의무에 바탕을 두고 HSR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며 “말레이시아 측의 공식 연락을 기다릴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업을 중단하게 되면 말레이시아는 적잖은 위약금을 물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하티르 총리는 “(위약금이) 대략 5억 링깃(약 1355억 원)이 될 것으로 추산한다”고 밝혔다.

앞서 독립 후 61년 만에 처음으로 정권교체를 이뤄낸 말레이시아의 새 정부는 이전 정권에서 추진했던 대형 프로젝트 다수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대형 프로젝트에는 HSR 뿐 아니라 말레이시아 동부의 주요 도시를 잇는 동부해안철도(ECRL) 사업도 포함됐다. 마하티르 총리는 수익성이 의심되는 대형 인프라 사업을 중단하면 부채 규모를 20% 가까이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한편 말레이 재무장관 자리에 오른 림관엥은 지난 22일 취임 후 첫번째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부채가 1조 링깃(약 27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며 과도한 부채가 국가 경제를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임 행정부가 밝힌 7000억 링깃(약 190조 원)을 훨씬 웃돌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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