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사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고비용·저효율에 대한 경종

[사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고비용·저효율에 대한 경종

기사승인 2018. 05. 30. 18:14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한국지엠(GM) 군산 공장이 31일 가동을 시작한 지 22년 만에 문을 닫는다. 미국 제너럴 모터스(GM) 본사의 구조조정에 따른 조치이기는 하지만 한국 자동차 산업과 군산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GM 본사는 지난 2월 13일 군산공장 폐쇄 계획을 발표했고, 지역사회와 정치권 등이 재가동을 추진했으나 결국 무위로 끝나고 말았다. 군산 공장 폐쇄는 원만한 노사관계 등 많은 과제를 남겼다.

이 공장은 구조조정에 돌입하기 전 1800명이 근무했으나 지난 2~4월 두 차례의 희망퇴직을 통해 많은 직원이 떠나고 현재는 612명이 남아 있다. 이 중 200여 명을 부평, 창원 공장 등에 배치하고 나머지 400명은 3년간 무급휴직에 들어가 다른 공장에 자리가 생기면 배치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공장 부지는 제3자에 매각하거나 자동차 생산이 아닌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군산이 자동차 산업에서 멀어지는 셈이다.

공장 폐쇄의 가장 큰 원인은 판매부진이다. 이 공장에서는 크루즈, 올란도 등을 생산했는데 판매가 2013년 15만대에서 2014년 8만대로 떨어졌다. 2016년 4만대로 줄더니 2017년에는 3만대로 곤두박질쳤다. 2013년에 비해 80%나 줄었다. 크루즈나 올란도는 올 들어서도 각각 월 200~600대 정도가 팔릴 정도로 부진했다. 2013년부터는 쉐보레의 유럽 수출까지 중단된 상태다. 이런 구조로 공장을 유지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높은 임금과 잦은 파업도 공장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요인이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16년 한국GM의 평균임금은 8760만원이다.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16%까지 올라갔다. 2013~2016년에는 평균 성과급이 해마다 1000만원 이상 늘었고 기본급 인상률은 3.3∼5.0%나 됐다. 임금이 오르는 것과 반대로 최근 3년간 공장 가동률은 20%로 추락했다. 임금은 높고, 생산과 판매가 뚝 떨어지니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군산 공장 폐쇄는 근로자와 지역경제에 타격이다. 공장을 고비용·저효율로 끌고 온 사측에 1차적 책임이 있지만 파업과 임금투쟁을 일삼은 노조에도 큰 책임이 있다. 이번 일은 공장이 잘 돌아가려면 노사가 하나가 돼야 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 사례다. 노조는 비용절감으로 공장을 먼저 살린 후에 요구사항을 관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군산 공장 사태는 공장을 살리지 못한 아쉬움과 노사가 하나 돼야 한다는 뼈아픈 교훈을 동시에 남겼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