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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2주새 두 번의 금리 인상…추락하는 환율 막기엔 역부족?

인도네시아, 2주새 두 번의 금리 인상…추락하는 환율 막기엔 역부족?

기사승인 2018. 05. 3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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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xe.com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이 2주새 벌써 두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그러나 신흥국 시장들의 참패가 계속되는 상황 속에서 루피아의 추락을 막기에는 충분치 않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30일(현지시간) 전했다.

취임한지 불과 일주일도 안 된 페리 와르지요 BI 신임 총재는 30일 기준금리로 사용되는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 금리를 4.50%에서 4.75%로 25bp(1bp=0.01%포인트) 상향 조정하면서, ‘선제적 정책’을 시행하고 통화정책을 환율 안정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자신의 취임 일성을 실행에 옮겼다. 지난 17일 이미 기준금리를 한 차례 25bp 인상한 바 있는 BI가 불과 13일 만에 다시 한 번 금리를 인상한 것이다.

당초 BI는 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5월 16일∼6월 14일)과 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는 ‘이둘-피트리’를 고려해 다음달 27∼28일 금리결정회의를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미 연준이 내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 확실시 되면서 이례적으로 이날 비정례회의를 소집해 선제 대응에 나섰다.

경기 부양 목적으로 지난 2년여 간 기준금리를 7.50%에서 4.25%까지 단계적으로 인하해왔던 인도네시아는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로 촉발된 자본 유출로 몸살을 앓으면서 지난 17일 금리인상을 기점으로 통화정책 기조를 전환했다.

루피아 화의 가치는 기준금리 인상 발표 후 약간 올라, 1달러에 14000루피아 이하 선으로 내려갔다. 이로써 달러화 대비 루피아화의 가치는 올해 3% 하락한 셈이 됐다.

그러나 여러 악재가 신흥국 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두 번의 금리 인상도 루피아 하락을 막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탈리아 재선거와 미국과 중국 간 계속되는 무역 분쟁 등 지정학적 불안 요인들과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연준)이 통화정책을 얼마나 긴축할 것인지에 따라서 상황은 많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신흥국 시장이 속절없이 무너지며 지난주 인도네시아 루피아 화 역시 2015년 이후 최악의 약세를 기록한데다 이같은 불안 요소들이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미즈호은행 싱가포르 지사 비슈누 바라탄 경제 및 거시전략 대표는 “우리는 성급하게 숲에서 벗어났다고 선언하고 싶지 않다”면서 “현재 상황을 봐라. 지금 현재 시장의 동요에서 눈을 뗄 수가 없는 상태”고 지적했다.

PT 시나르마스 증권 이반 리 하디위자자 연구 대표는 “통화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가장 큰 우려”라면서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을 감안할 때 통화 안정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와르지요 총재는 심지어 향후 국내외 경제 상황과 연준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긴축 정책을 펴느냐에 따라 BI가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그룹의 쿤 고 아시아 연구 대표도 BI가 루피아화를 안정시키고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실질 금리를 제공하기 위해 다음달 28일로 예정된 통화정책 회의에서 또 한 번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도네시아는 아시아에서 가장 심한 충격을 받은 신흥국 시장 중 하나다. 심각한 경상수지적자에다 약 38%에 달하는 외국인들의 높은 국채 보유율 탓에 인도네시아는 자본유출에 상당히 취약한 나라로 꼽힌다.

한편 달러 강세와 미국 국채 수익 상승 탓에 자국 통화 방어를 위해 금리를 올린 신흥국 시장은 비단 인도네시아만은 아니다.

터키도 지난주 긴급 회의를 소집해 기준금리를 300bp 올렸으며, 아르헨티나도 5월 초 기준금리를 40%까지 올렸다. 필리핀 중앙은행도 지난 10일 2014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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