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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옥산서원 소장 ‘만인소’ 유네스코 아태지역 목록 등재

경주 옥산서원 소장 ‘만인소’ 유네스코 아태지역 목록 등재

기사승인 2018. 05. 3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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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복제개혁반대 만인소(서명과 수결 부분)
복제개혁반대 만인소서명과 수결 부분/제공=경주시
경북 경주시 옥산서원에서 소장하고 있는 ‘복제 개혁 반대 만인소’와 도산서원의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가 유네스코 아·태 기록유산에 등재됐다.

31일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 29~30일 광주광역시에서 개최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록유산 총회(MOWCAP)’에서 ‘복제 개혁 반대 만인소’와 도산서원의‘사도세자 추존 만인소’가 유네스코 아태 기록유산’에‘만인의 청원, 만인소로 등재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주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석굴암·불국사, 경주역사유적지구,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 만인소가 등재됐다.

만인소는 조선시대 만여 명에 달하는 재야 유교 지식인들이 연명해서 왕에게 올린 청원서로 ‘만(萬)은 모든 백성’을 상징하는 숫자다.

만인소 운동은 1792년 억울하게 죽은 사도세자를 신원해 달라는 청원으로부터 시작되어, 이후 각기 다른 사안들을 갖고 19세기 말까지 총 7차례 진행됐다.

이번 아태 기록유산에 등재된 만인소는 원본이 남아 있는 1855년 사도세자를 왕으로 추존해 달라는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와 1884년 당시 중앙정부에서 진행된 복제 개혁에 반대하는 ‘복제 개혁 반대 만인소’ 2점이다.

이 두 종의 만인소는 각각 도산서원과 옥산서원에서 소장하고 있다가 이번 등재 신청을 위해 현재 한국국학진흥원에 대여해 보존하고 있다.

만인소는 ‘만여 명의 개인이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유교적 윤리관을 국가에 실천적으로 적용한 민주주의의 초기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권력을 갖지 못한 재야 유교 지식인들이 자발적 참여를 통해 형성된 공론을 국가에 적용시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청원했던 결과물이라는 점이 등재의 주된 이유가 됐다.

만인소는 기록물의 형태에 대해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만인소는 만여 명의 서명 및 수결로 이루어진 대형 기록물로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는 10,094명이 연명한 상소다. 폭 1.11m, 길이 96.5m, 무게는 16.6kg 이다. ‘복제 개혁 반대 만인소’는 8,849명이 연명한 상소로, 폭 1.02m, 길이 100.36m, 무게 8.3kg이다.

이 두 상소의 청원 내용은 다르지만, 유교적 올바름을 실천하려 했던 참여 운동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는 정통 왕위 계승자임에도 불구하고 당파 싸움으로 인해 뒤주에 갇혀 불운하게 생을 마친 사도세자를 왕으로 추존해 달라는 내용이다. 당파적 이해관계로 인해 왕통이 올바르게 서 있지 않은 현실을 바로 잡으려 했던 것이다.

만인소의 숫자와 그 성격을 보면 현대 청와대 청원운동과 닮아 있지만,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만인소 운동은 유교적 이념에 따라 옳지 않음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던 목숨을 건 실천운동이다.

시 관계자는 “이들 만인소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문화재청, 경상북도, 안동시, 한국국학진흥원과 긴밀히 협력 기록유산과 문화유산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마련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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