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천재’ 김효주, US여자오픈 연장 4차전 끝에 아쉬운 준우승

기사승인 2018. 06. 04. 12:2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김효주, US여자오픈 아쉬운 준우승
김효주가 4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의 쇼얼 크리크 클럽(파72)에서 열린 제73회 US여자오픈 골프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 7번 홀에서 티오프하고 있다. 이날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한 김효주는 태국의 에리야 쭈타누간과 동타를 이뤄 연장 승부에 들어갔으나 4차전 끝에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쳤다.
‘골프천재’ 김효주(23)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총상금 500만달러·53여억원)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으나 아쉽게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쳤다.

김효주는 4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의 쇼얼 크리크 클럽(파72·6696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기록하며 5언더파 67타를 쳐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했다. 에리야 쭈타누간(태국)과 동타를 이룬 김효주는 연장 승부 끝에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비록 연장전의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김효주는 난도 높은 코스에서 3·4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를 적어내며 전성기 못지않은 경기력을 과시했다. 이번 대회에서 3·4라운드에서 60대 타수를 친 선수는 김효주 말고는 없었다.

김효주는 그동안 긴 부진을 겪었다. 2014년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으로 화려하게 세계 무대에 등장한 데 이어 이듬해 JTBC 파운더스컵을 제패해 ‘차세대 여왕’으로 주목받았던 그는 2016년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 우승 이후 가파른 내리막을 탔다. 지난해 상금랭킹 38위까지 추락한 김효주는 올해는 8차례 LPGA투어 대회에서 세 차례나 컷 탈락했으며 한 번도 20위 이내 입상이 없었다. 장기인 곧은 아이언샷은 좌우로 흔들렸고 퍼트 역시 예리함을 잃었다.

이런 김효주가 재기의 조짐을 보인 것은 US여자오픈에 앞서 치른 볼빅 챔피언십 때였다. 이 대회에서 간신히 컷을 통과하고 3라운드에서 74타를 쳐 꼴찌로 떨어졌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몰아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이러한 성과는 몸무게 변화와 바로잡은 스윙, 정신력 강화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김효주의 체중은 50㎏ 중반이었지만, 전성기인 2014년엔 65㎏까지 나갔다. 당시 김효주는 국내 무대에서 넘볼 수 없는 일인자였고 LPGA투어와 일본 무대 원정에서도 펄펄 날았다. 하지만 몸무게가 줄면서 샷에 힘이 실리지 않았고 결국 스윙이 흐트러졌다. 김효주의 현재 체중은 62㎏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늘어난 체중은 근육량 위주다.

여기에 지난달 2주 동안 스승 한연희 코치의 지도하에 스윙을 체계적으로 점검했다. 이번 대회를 TV로 지켜본 한연희 코치는 “아직 완전히 돌아온 건 아니지만 최악이었을 때보다는 눈에 띄게 나아졌다”면서 “무엇보다 이제는 어떻게 볼을 쳐야 하는지 알고 친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지난해 10월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을 마친 뒤 시즌 내내 함께 다녔던 아버지로부터 ‘홀로서기’를 선언, 투어를 혼자 다니며 책임감과 자존감을 높였다. 김효주는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그동안 걱정하신 아버지께서 앞으로 편안하게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아리야 쭈타누간에 6타 뒤진 단독 3위로 경기를 시작한 김효주는 1번 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김효주가 3·6번 홀 버디로 전반에 3타를 줄이는 사이 쭈타누간은 전반 9개 홀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총 4타를 줄이면서 7타 차이로 벌어졌다.

후반 들어 쭈타누간은 10번 홀 트리플보기에 이어 12번 홀 보기 등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고, 이때 김효주는 12·15번 홀에서 버디를 달성하며 1타 차로 간격을 좁혔다. 쭈타누간은 16번 홀에서 버디로 분위기를 바꾸는 듯했으나 17·18번홀에서 연속 보기로 연장전에 끌려갔다.

첫 서든 데스 연장인 14번 홀을 나란히 파로 비긴 둘은 18번 홀에서 치러진 연장 네 번째 홀에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두 선수 모두 두 번째 샷을 그린 주위 벙커로 보냈으나 거리가 짧았던 쭈타누간이 파로, 보기를 기록한 김효주를 따돌리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