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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수주 유력했던 원전사업 러시아에 넘겨…견제·공조 일거양득

중국, 미국 수주 유력했던 원전사업 러시아에 넘겨…견제·공조 일거양득

기사승인 2018. 06. 10.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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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SCO Summit <YONHAP NO-4128> (AP)
사진출처=/AP, 연합
중국이 미국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던 200억 위안(약 3조 4000억 원) 규모 원자로 건설 사업을 러시아에 넘기며 미국을 견제하고 나섰다.

홍콩 명보(明報)가 10일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 뉴스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누얼 바이커리 중국 국가에너지국 국장과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인 로사톰(Rosatom)의 알렉세이 리카체프 회장은 지난 8일 중국 베이징에서 원전 협력 문건에 합의하고 합의 문서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랴오닝(遼寧)성 후루(葫蘆)도에 위치한 쉬다바오(徐大堡)원전의 3, 4호와 장쑤(江蘇)성 롄윈강(連雲港)시 톈완(田灣) 원전의 7, 8호에는 러시아제 신형 원자로 VVER-1200가 탑재될 예정이다.

합의 문건에는 중국이 개발 중인 원자로 CFR-600에 대한 협력안과 중국의 ‘창어(嫦娥)-4호’ 달탐사 프로젝트에 사용될 방사성 동위원소 열전발전기를 러시아가 제공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사업 규모는 모두 합쳐 200억 위안에 달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8일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 후, 양국간 원전 협력 사업에 대해 “러시아는 다른 어떤 국가와도 이런 협력 사업을 벌인 적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쉬다바오 원전에 러시아제 원자로 2기를 장착하기로 한 것은 업계의 예상을 완전히 뒤집는 ‘깜짝 합의’라는 평가다.

이 원전은 1기 사업 1·2호에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원자로를 채용하기로 계약한 바 있으며, 통상적으로 하나의 원전에는 동일 기술 원자로를 채택하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나머지 4기에도 매우 높은 확률로 AP1000을 채택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었다.

그러나 중국은 이 사업을 러시아에 넘김으로써 SCO 정상회의에 참석한 푸틴 대통령에게 엄청난 선물 보따리를 안기는 한편,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는 미국을 견제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번 SCO 정상회의 기간 중 찰떡 공조를 과시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공동의 전략적 인식을 바탕으로 미국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정세에서 주도권을 독점하는 것을 지켜보지만은 않겠다는 데 양국의 이해가 일치한 까닭이다.

이같은 공동인식을 바탕으로 양 정상은 8일에는 시 주석이 중국의 국가훈장 제도 설립 이래 최초로 최고 권위를 지닌 ‘우의훈장’을 푸틴 대통령에게 수여하는가 하면, 베이징에서 함께 고속철도를 타고 톈진(天津)으로 이동해 중국과 러시아 청소년의 친선 아이스하키 경기를 관람하는 등 개인적 친분 역시 한층 두터워진 모습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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