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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 ‘관세폭탄 고수’에 휘청거리는 세계 경제질서

[사설] 트럼프 ‘관세폭탄 고수’에 휘청거리는 세계 경제질서

기사승인 2018. 06. 1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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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열린 G7회담을 마치고 북·미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로 출발하기에 앞서 회담성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미국)는 모든 이가 강탈하는 돼지저금통 같다. 그리고 그것은 끝났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밝혀온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보호무역주의와 관세폭탄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확실히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로 떠난 후 나머지 G6 국가(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캐나다·일본)들은 회의를 계속하고 미국이 주장하는 “보호무역과 관세장벽을 배제하겠다”는 내용의 원론적인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 대표단에 즉각 “공동성명을 승인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과 관세폭탄 정책은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에 따른 것이다. 일자리를 늘려 미국경제를 되살리는 한편 미국 근로자와 농민들의 표를 의식한 11월 중간선거 전략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보호무역은 동맹국들의 반발을 불러 일으켜 세계경제를 대혼란으로 빠져들게 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미국에 부메랑으로 돌아와 미국이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당장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는 보복관세로 미국에 맞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 CNN방송은 2차대전 후 지켜져온 G7주도의 세계경제질서의 분열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발 보호무역의 환생은 무역으로 먹고사는 한국에게는 치명적인 악재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국민총소득(GNI)대비 한국의 수출입비율은 지난해 84%였다. 전년의 80.9%보다 3.1%포인트 높아졌다. 2011년 이후 처음 상승한 것이다. 내수가 침체된 탓이다.

올 들어서도 4월까지 주력수출품목인 철강 자동차 디스플레이가 제자리걸음이거나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반도체 수출만 호조를 보여 전체 수출액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19.5%로 극심한 쏠림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마저 중국이 싼값을 무기로 세계시장에서 턱밑까지 쫓아오고 있어 언제 추월당할지 모르는 신세가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이 어떻게 세계경제 혼란을 극복할 것인지 정부는 국민 앞에 답을 내놔야 할 때가 됐다.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서는 산업경쟁력 강화 외에 별다른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본다. 파격적인 규제개혁, 노동개혁, 산업의 구조조정, 서비스산업과 4차산업의 적극적인 육성이라는 해묵은 해법을 다시 모색해야 한다. 이를 추진할 막강한 힘을 가진 경제정책의 컨트롤 타워의 재구성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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