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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大기자의 이슈진단] 기업과 경영인을 뛰게 해야, 나라 경제가 산다

[장용동 大기자의 이슈진단] 기업과 경영인을 뛰게 해야, 나라 경제가 산다

기사승인 2018. 06. 1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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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대기자1
장용동 대기자.
대한항공 오너 일가가 일년 내내 난타를 당하고 있다. 두 딸들의 갑질에 이어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다시 포토라인에 섰다. 이번에는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다. 사모님까지 갑질과 불법 사실이 드러나면서 교도소 문턱을 넘나드는 처지가 된 것이다. 회사 이미지는 고사하고 오너 십까지 위협받는 처지다. 이를 놓고 재벌 오너들에 대한 우격다짐식 경고 사인이라는 음모론적 해석 등이 분분하지만 오너 가족 일행의 행위는 지탄받고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데 이의가 없다.

문제는 이같은 십수년동안 쌓여온 이른바 적폐가 어디 대한항공 뿐이겠는가. 극소수의 지분만으로 황제적 경영을 일삼는 재벌기업 대부분이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 롯데그룹의 소유지배권을 둘러싼 부자간, 형제간 다툼과 편싸움은 우리 재벌기업의 후진적 소유지배구조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대표적 사례다. 쥐꼬리만한 소유지분으로 오너가 그룹 계열사 전체를 좌지우지하며 일가가 전횡을 일삼는 모습은 우리 재벌기업의 일반적인 단면이다. 과거 현대, 두산, 효성그룹 등에 이어 삼성을 포함해 앞으로 주요 재벌그룹 모두가 2, 3, 4세의 승계를 앞두고 있다. 오너의 막강한 힘을 합리적으로 제어하고 갑질의 연결통로를 근원적으로 봉쇄하는 일이야말로 화급한 문제가 아닐수 없다.

중소기업 역시 여기에 뒤지지않는다. 가족과 회사를 구분하지 못한채 회사자금 횡령사례가 비일비재하며 친인척 채용 등 후진적 경영행태가 비일비재하다. 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다소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검찰 수사가 말해주듯 회계부정과 각종 하청 비리는 끝이 없다. 이제 기업의 개혁 문제는 오너 일가 내 다툼과 횡포에 대한 도덕적 비판의 문제를 넘어서 기업과 국가경제를 살리기 위한 미룰 수 없고, 피할 수 없는 국가적 과제다. 한국경제가 다시한번 선진 경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서야할 최대 숙제임이 분명하다.

문재인 정부들어 이같은 기업 개혁 노력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것은 그마나 다행이다. 특별히 공정위를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선이 본격 논의되고 갑질 방지 및 분배 구조 개선 노력이 가일층 속도를 내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정부가 기업과 국민의 중간에 서서 공정한 심판자의 역할을 다하고 약자인 노동자의 권익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시도하는 것이야말로 사회의 양극화와 갈등을 치유할수 있는 대안이라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을 뒤돌아보면 기업과 경영을 옥죄는 적폐청산, 노동현안 해소 등이 주류를 이뤘을 뿐 우호적인 환경 조성은 전무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을 일방적인 폭로로 옥죄고 규제로 꽁꽁 묶어 경제의 핵심주체인 기업에 대한 국민적 배타적 인식만 키웠을 뿐이다. 기업이 뛰도록 기를 살리는데는 도외시했다는 얘기다. 당장 최저임금의 급상승과 노동시간 단축만 해도 그렇다. 당위성이 없진 않치만 앞뒤를 가리지 않고 밀어붙이는 바람에 기업의 대중소를 막론하고 대혼돈 상태다. 기업인, 자영업자, 심지어 서민들까지 나서 생존 자체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토로하며 준비없는 정책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현장에서 만나는 기업인들은 적당히 눈치보며 운영하다가 접거나 해외로 옮기겠다고 자포자기식 얘기를 공공연이 할 정도다. 반시장적 급진 규제가 기업 생존을 위협한 결과다. 세계는 바야흐로 4차 산업 등에 관한 신성장 동력에 집중하며 투자에 나서는 마당에 한국 기업과 기업인의 이같은 의기소침은 실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수 없다. 기업이 있어야 일자리가 있고 국가경제가 건실해진다는 것은 자명한 원칙이다. 일자리 문제만해도 그렇다. 기업은 수많은 글로자와 가족들의 삶을 영위하고 지탱하는 주체인 만큼 기업을 뛰게 해야 일자리 문제가 해결된다.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소득을 늘려 경제를 회복시킨다는 소득주도성장론의 실험은 1년으로 족하다. 기업에 대한 배타적 인식의 확산시키는 ‘채찍’보다 이제 미래지향적인 ‘당근’에 집중할 시기다. 자본과 노동의 고전적 분리에 근거한 사회적 갈등을 완화하고 대화와 타협으로 공감의 폭을 높이는 노력이 역시 절대 필요하다. 기업과 경영자가 앞서 뛰고 시장을 만들어갈 때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가 열리고 100만명이 웃도는 청춘의 방황을 끝낼 수 있다. 6·12 북미간 정상회담으로 남북문제도 큰 실마리를 찾은 만큼 이제 기업과 기업인, 경영인의 기를 살리고 경제를 회생시킬 묘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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