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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 정계 언론 북미정상회담 평가는

미 전문가 정계 언론 북미정상회담 평가는

기사승인 2018. 06. 1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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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사상 첫 정상회담 개최엔 후한 점수, 결과엔 짠 점수
언론, 북한 비핵화 구체적 내용 없고 '한미군사훈련 중단' 발언으로 동맹 약화
공화당 '합의 지지'...민주 '북 비핵화 모호, 김정은에 양보만"
북미정상회담 싱가포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오후(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을 채택한 후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싱가포르 AP=연합뉴스
6·12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미국의 평가는 대체적으로 인색했다.

전문가들은 북·미 관계의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은 평가하면서도 공동선언문에 북한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빠졌다고 비판했다.

언론은 미국 정부가 북·미 정상회담의 목표로 제시했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의 비핵화(CVID)’가 공동선언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비판하는 논조가 주를 이뤘다.

아울러 공화당은 ‘역사적 회동’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지만 민주당은 ‘북한에 일방적으로 양보한 협상’이라고 지적했다.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12일(현지시간) “외교적 수사는 난무했지만 알맹이가 전혀 없었다”며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은 회담에서 아무 것도 새로운 걸 제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도 “김 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애매모호한 구절을 반복했을 뿐”이라며 “어떤 타임테이블도, 검증 언급도, 이행 절차도 공동합의문에 담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석좌는 “비핵화 부문에서 구체적인 게 아무것도 없다. 모호한 데다 타임라인도 없다”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발언으로 미뤄보면 기본적인 타임라인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진단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미국대사는 “김 위원장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매우 실망스럽고 후퇴했다”고 혹평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CNA) 적성국 분석국장은 “미·북 합의는 세부 내용이 미흡하고, 디테일은 후속협상에서 다뤄질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D.C.에 돌아오자마자 좌·우 양진영에서 강한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정치적 역풍’을 예상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 개최 자체엔 후한 점수를 줬다.

버시바우 전 대사는 “만남만으로도 근본적 변화가 될 수 있다”고 했고, 차 석좌도 “전쟁이냐 평화냐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우리는 평화를 선택했고, 분명 6개월 전보다는 훨씬 나은 상황이 됐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례 없는 정상회담이었지만 보장이 없었다. 애매한 성명, 역사적 날’이라는 기사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성명엔 타임라인도, 북한이 어떻게 핵을 폐기할 것인가라는 세부 사항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군사훈련 중단? 트럼프의 북한을 위한 계획은 중국의 최우선 계획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독재자 김정은과 거래를 했고, 이는 중국이 좋아하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작 공동선언문엔 중요한 결과물이 포함돼 있지 않았다”며 “핵심 결과물은 트럼프 대통령이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한·미연합훈련 중단”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정치권은 정당별로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켄터키)는 이날 상원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합의를 지지한다”고 했고, 린지 그레이엄 상원 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NBC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더 잘될 수 있다’는 확신을 김 위원장에게 심어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뉴욕)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지렛대를 포기했다”고 했고,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캘리포니아)는 “비핵화 약속이 모호한데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양보했다”고 지적했다.

존 바이든 전 부통령은 성명을 통해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을 통해 합법성을 확보했고, 경제 제재에서 벗어나고 한·미연합훈련을 중단시키는 혜택을 얻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것도 얻어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비핵화 협상을 시작하겠다’는 북한의 모호한 약속을 받아내는 대가로 우리의 지렛대를 축소하고 동맹을 약화할 수 있다는 시그널까지 보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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