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이장석 전 대표의 항소심 변호인단에서 최근 사임했다.
13일 법원에 따르면 임 전 차장은 지난 11일 이 전 대표의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7부(김대웅 부장판사)에 사임계를 제출했다.
임 전 차장은 지난 3월부터 다른 변호사들과 함께 이 전 대표를 변호해 왔다. 수십억원대의 횡령·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대표는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임 전 차장은 법원행정처의 ‘재판 관여·판사 사찰’ 의혹과 관련해 문건을 작성하도록 주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단장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지난달 25일 임 전 차장 등의 컴퓨터에서 3만5633개의 파일을 전수조사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임 전 차장은 법원의 현안이었던 상고법원 입법화에 반대하는 판사를 뒷조사하고, 이를 반대하는 판사를 설득할 수 있는 방안 등을 검토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은 법원행정처 심의관은 해당 판사의 이메일 등을 입수해 사찰 문건을 작성해 임 전 차장에게 보고했다.
이외에도 특별조사단은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입법화를 위해 청와대와 재판을 놓고 거래한 정황이 담긴 파일 등을 임 전 차장의 컴퓨터에서 발견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재판 거래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는 10여건의 고발장이 접수된 상태다. 다수의 고발장에 이름이 오른 임 전 차장이 향후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검찰 수사에 대비해 변호인단에서 사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