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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어지는 韓美 금리 격차...‘장기화’ 조짐 우려

벌어지는 韓美 금리 격차...‘장기화’ 조짐 우려

기사승인 2018. 06.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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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으로 한미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질 전망이다. 지난 3월 양국의 기준금리 차가 10년 만에 역전된 가운데 ‘장기화’ 조짐이 보이고 있어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거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은 ‘1999년 6월~2001년 2월’ ‘2005년 8월~2007년 8월’ 2차례 발생한 바 있다.

당장 자본 유출 위험은 크지 않으나, 금리 차가 1%포인트까지 확대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1%포인트는 경제 펀더멘탈(기초체력)이 튼튼하다고 가정해도 환율 급락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수준의 격차다. 미국 금리의 하반기 2회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금리와의 차이가 최대 1%포인트까지 벌어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내 금리를 동결한다는 전제 에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날(현지시간) 기준금리를 1.75~2.00%로 25bp 인상한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 상단은 한국 기준금리(연 1.50%)를 0.50%포인트 웃돌게 됐다.

자금은 금리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외국인 투자금의 ‘엑소더스’(exodus·대량 이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실제 과거 한미 금리역전기에도 심각한 자금 유출은 없었다. 첫 번째 금리 역전기에는 오히려 14조원 넘는 외국인 자금이 주식 및 채권시장에 순유입된 바 있으며, 직전 금리역전기인 2005년 8월~2007년 9월에는 국내 채권시장에 오히려 293억달러가 유입됐고, 코스피지수는 75.2% 상승했다.

그러나 안심하긴 이르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보고서에서 “2005년 8월부터 2년간 금리차가 1%포인트 확대된 3개월간은 외국인 투자자금이 월 2조7000억원 빠져나갔고 주가도 8.6%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3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1%포인트면 상당한 차이다. 우리나라도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은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통화정책의 주요 고려사항인 ‘물가’와 ‘경기’ 모두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금리를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자칫 금융 불균형이 확대될 수 있는 점도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당초 시장에서 예측한 ‘7월 금리인상론’도 흔들리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하반기 네 차례(7, 8, 10, 11월) 기준금리 결정 본회의를 남겨놓고 있다. 10월, 11월께가 유력 시 되고 있는 가운데 연내 금리 동결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한편 유럽의 통화정책 긴축 기조가 가시화되고 있는 점도 부담감을 키우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4일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가운데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의 종료 가능성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매월 300억 유로 규모의 채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공급해온 ECB가 이를 단계적으로 줄여나갈 것이란 얘기다. 아르헨티나·브라질·터키 등 신흥국 자본 유출이 확대되며 ‘6월 위기설’이 현실화돼 우리나라도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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