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탓’ 한국당 집안싸움 점입가경

김성태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지난 15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치고 국민에게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며 무릎을 꿇고 있다./사진=연합뉴스

6·13 지방선거에서 역대 최악의 참패를 당한 자유한국당은 ‘무너진 보수’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개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의 구심점이 없는 가운데, 보수정치 실패의 책임을 놓고 초선의원들과 중진의원들이 충돌하면서 당내 갈등이 커지고 있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17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초선의원과 중진의원간 서로 책임을 떠미는 모습은 당권싸움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있게 ‘나는 친박과 상관없다’는 초선의원이 누가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몇사람 쳐낸다고해서 보수가 다시 일어날 것 같지 않다”며 “당을 완전히 새롭게 하려면 당을 해체하고 새롭게 재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한국당 소속 초선의원들이 중진의원들의 정계 은퇴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갈등은 시작됐다. 김순례·김성태(비례)·성일종·이은권·정종섭 의원 등 5명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당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중진(의원)은 당 운영의 전면에 나서지 말고 국민이 원하는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책임 있는 중진이 누구냐’고 묻자 “본인들이 잘 아실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에 홍준표 대표는 지난 16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1년 동안 당을 이끌면서 가장 후회되는 것은 비양심적이고 계파 이익을 우선시하는 당내 일부 국회의원들을 청산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친박 행세로 국회의원 공천을 받거나 (국회의원을) 수차례하고도 중립 행세하는 뻔뻔한 사람, 탄핵 때 줏대 없이 오락가락하고도 얼굴·경력 하나로 소신 없이 정치생명을 연명하는 사람, 이미지 좋은 초선(의원)으로 가장하지만 밤에는 친박에 붙어서 앞잡이 노릇을 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 속에서 내우외환으로 1년을 보냈다”며 “이런 사람들이 정리되지 않으면 한국 보수 정당은 역사 속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당 대표 시절 자신과 충돌했던 일부 중진 의원들과 친박계 초선의원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당은 역대 지방선거 최대의 참패라는 오명 속에 당내 갈등까지 불거지면서 비대위 구성에도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한편 한국당 측에 따르면 비대위원장 자리에는 외부인사와 내부 인사를 두고 당내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