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필리핀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의혹 한진家 이명희 구속영장 청구

출입국당국 “관련자 진술 회유 등 증거인멸 정황…구속 수사 필요”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출입국외국인청에서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기 위해 소환되고 있다. 이 전 이사장은 필리핀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를 받고 있다./정재훈 기자

검찰이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를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김영현 부장검사)는 18일 법무부 산하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가 이씨에 대해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신청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조사대 관계자는 “수사결과와 관련자 진술, 물증 등 볼 때 범죄혐의가 인정되고, 대부분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며 “관련자 진술 회유 등 증거인멸 정황도 있어서 다른 유사사건과의 형평성 등 구속수사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이날 영장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대한항공 연수생으로 가장해 국내로 입국시킨 뒤 평창동 자신의 집에서 가사도우미 일을 시킨 혐의를 받는다.

조사대는 대한항공이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마닐라지점 직원으로 채용한 뒤 일반 연수생 비자(D-4)를 발급받아 입국시켰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할 수 있는 외국인은 재외동포나 결혼이민자 등 내국인에 준하는 신분인 이들로 제한된다.

조사대는 최근 10여년간 필리핀 가사도우미 10~20명이 조 회장 일가에 불법 고용된 것으로 보고 이씨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들은 조사대 소환 조사 당시 가사도우미를 고용한 사실은 대체로 인정했으나 대한항공을 통해 가사도우미를 불법 초청하도록 지시한 혐의는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조사대는 조 전 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신청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