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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채굴 시장에 주목한 삼성·하이닉스…하반기 수요 ‘촉각’

암호화폐 채굴 시장에 주목한 삼성·하이닉스…하반기 수요 ‘촉각’

기사승인 2018. 06.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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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암호화폐 채굴용 반도체 수요 변화 조짐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채굴 붐’이 일고 있는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로 구현된 1세대 암호화폐다. 비트코인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채굴(마이닝) 작업이 필요한데 갈수록 채굴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전문적인 채굴용 장비의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암호화폐 채굴용 장비 위탁생산(파운드리) 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고객사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하반기 암호화폐 채굴 시장 수요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암호화폐 채굴 관련 고객들의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암호화폐 시장은 블록체인 기술 발전 등 관련 시장이 계속 창출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올해 메모리 반도체 공급량이 지난해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암호화폐 채굴 수요는 지난 2~3월을 기점으로 다소 하락세로 접어들고 있다. 특히 지난주 대표적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레일이 해킹을 당해 400억원대 암호화폐가 인출되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세가 폭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암호화폐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D램 수요를 뒷받침하던 암호화폐 채굴 수요가 하반기부터 하락세로 돌아설지 눈여겨보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에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암호화폐 채굴 전용 반도체 칩인 에이직(ASIC)이 사용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GPU와 에이직 방식 모두 대응하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을 포함, 암호화폐의 60% 이상이 에이직으로 채굴된다.

SK하이닉스 측은 지난해 콘퍼런스콜에서 “GPU 업체들이 20~30% 추가적인 그래픽 메모리 수요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에이직은 수백 메가바이트(MB)의 레거시 제품이 사용되고 있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암호화폐 수요 강세에 대해 처음 언급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10나노 공정을 모바일에서 암호화폐 채굴 전용 제품으로 다양하게 적용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4분기와 올 1분기에는 “10나노 공정 기반의 암호화폐 채굴용 칩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와 파운드리 사업부는 올 1분기 암호화폐 채굴용 칩 수요 증가로 실적이 늘었다. D램과 낸드플래시에 비하면 미미한 물량이지만, 일각에서는 D램 가격 상승이 장기간 유지되고 있는 촉매제로 지목한다.

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를 채굴하려면 대량의 데이터 처리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데이터 센터 증설과 함께 D램을 대량 구매해왔다”고 전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암호화폐 전용 주문형반도체를 생산, 미국 채굴기 제작사에 공급하고 있으며, 지난 1월에는 러시아 비트코인 채굴 하드웨어 업체인 바이칼이 삼성전자 1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통해 전용 채굴기 양산을 시작했다. 올해 파운드리 1위 TSMC와 격차 줄이기에 나서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 같은 수요에 적극 대응하며 신규 시장을 개척해나가고 있다. TSMC의 경우 지난해 매출 320억 달러 가운데 10억 달러가 암호화폐 관련 시장에서 발생했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채굴기 제조업체인 비트메인은 TSMC에 자사 채굴 장비인 앤트마이너(ANTMINOR) 생산을 맡기고 있다. 비트메인은 비트코인 채굴의 5분의 2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GPU 생산업체인 AMD·엔비디아 등 GPU 제조사들 및 비트코인 업체들과의 협업 강화 방안을 모색해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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