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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미 후속협상 앞두고 밀월 과시한 김정은·시진핑

[사설] 북·미 후속협상 앞두고 밀월 과시한 김정은·시진핑

기사승인 2018. 06. 20.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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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20일 중국을 방문, 시진핑 주석에게 “진정한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책임과 역할을 다 할 것”이라며 “중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협동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번 방중이 “두 나라 관계의 불패성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며 “조선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한 조선(북한)측의 입장과 결심을 적극 지지한다. 중국은 앞으로도 계속 자기의 건설적 역할을 발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 최근 몇 달 사이 3번이나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났다. 이번 방문은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미 간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후속협의를 위해 북한을 방문하겠다고 예고한 후에 전격 이뤄져 더 관심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전에도 시진핑을 만났다. 이번 방중이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의미도 있겠지만 비핵화 관련 모종의 협의를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은 김 위원장이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중국과 긴밀히 협력·협동하겠다고 한 말이다. 미국과 비핵화를 약속한 김 위원장이 중국과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것은 중국과 공동보조를 취할 수 있다는 뜻도 된다. 시 주석이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입장과 결심을 지지한다고 한 것은 북한 편을 들겠다는 의미다. 특히 중국이 비핵화 등에 건설적 역할을 발휘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한반도 문제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김정은·시진핑 회동에 미국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싱가포르 회담에서 합의된 4개항의 이행을 위해 북한에 당근을 주며 달래야 한다. 이런 와중에 북·중 간 잦은 접촉과 끈끈한 관계는 비핵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미국의 생각이다. 북·중 관계가 견고해질수록 김 위원장의 입지는 강화되고, 북·미 협상이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믿는 구석이 있다면 북한은 비핵화 속도 내기를 꺼리게 될 것이다.

김 위원장 행보의 가장 큰 목적은 북·중 밀월을 통해 대미 협상력을 강화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여기에 중국까지 역할론을 들고 나와 북한에 훈수를 두거나 개입한다면 비핵화 협상이 영향을 받는다고 봐야 한다. 협상이 지연되고, 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초조해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한국도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받을 우려가 있다. 북·중 밀월이 비핵화, 북·미 협상에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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