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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니콘이 멸종됐다”…지속적 스타트업 육성 실패 우려

일본 “유니콘이 멸종됐다”…지속적 스타트업 육성 실패 우려

기사승인 2018. 06. 2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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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메루카리
자국의 스타트업을 기업 가치 10억 달러(약 1조 1086억 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으로 키워 글로벌 디지털 경제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일본이 목표와는 정 반대 방향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일본 내 기업가치가 10억 달러에 달하는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이 2개로 줄어들면서 ‘유니콘 멸종위기’에 처했다.

최근 ‘일본판 중고나라’라고 할 수 있는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 업체 ‘메루카리’가 지난 19일 도쿄증시 마더스 시장에 상장했다. 이날 공모가 3000엔(약 3만 원)으로 상장된 메루카리 주식은 오후 장 초반 최대 6000엔까지 가격이 치솟는 폭발적인 시장 반응을 얻으며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메루카리는 이날 주식 3분의 1 가량을 처분하며 12억 달러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루카리 지분의 상당 부분은 해외 투자자가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루카리는 일본 내에서 시장점유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2014년 미국, 지난해에는 영국에 진출하며 해외 시장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점 등이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메루카리의 성공적 상장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메루카리의 뒤를 이을 ‘유니콘’이 좀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

메루카리는 일본의 몇 안되는 ‘유니콘’으로 꼽혔다. 메루카리가 상장하면서 이제 공공연히 인정되는 일본 출신 유니콘 기업은 AI 개발업체 프리퍼드네트워크와 웨어러블 트레이닝 기어 ‘식스패드’ 만드는 MTG 밖에 남지 않게 됐다.

투자조사기관 CB인사이트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유니콘 기업의 수는 240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미국 스타트업이 116곳, 중국 스타트업이 71곳으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2곳에 불과한 유니콘 기업 수는 일본이 과거 세계 최고 제조업 강국으로서 명성을 떨쳤던 것을 생각하면 매우 초라한 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아베 신조 일본(安倍晋三) 총리가 2023년까지 20곳의 유니콘을 창출하겠다고 밝힌 목표와도 반대되는 상황이다.

도쿄 니세이 기초 연구소의 나카무라 요스케는 이와 관련 “투자 자금 부족과 낮은 설립률 때문에 유니콘 기업이 나타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일정 기간 규제를 면제해 주는 ‘샌드박스’ 제도를 도입하고 해외 사업가를 끌어들이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올해가 4차 산업 혁명이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자율 주행 자동차·의료·디지털 거버넌스 등의 첨단 산업 분야 발전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닛케이는 일본이 스타트업에 제공하는 기금이 연간 13억 달러(약 1조 4370억 원) 선에 머물러 있다면서 일본 정부가 추가 자금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스타트업에 연간 700억 달러(약 77조 3780억 원), 중국은 200억 달러(약 22조 1080억 원)를 쏟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금액이다.

가리야조노 소이치 일본벤처캐피털협회(JVCA) 회장은 “메루카리의 상장이 투자 기관들로 하여금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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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메루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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