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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이모저모 “축구 보러 트랙터 타고 2000㎞ 달려왔어요”

월드컵 이모저모 “축구 보러 트랙터 타고 2000㎞ 달려왔어요”

기사승인 2018. 06. 22.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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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추억 만든 페루팬들
[월드컵] '살라흐가 돌아왔다'<YONHAP NO-4621>
20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A조 러시아와 이집트의 경기. 이집트 축구팬들이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사진=연합
스위스 축구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트랙터를 타고 2000㎞를 달려온 축구팬들이 있다. 1만5000명이 넘는 페루팬들은 16강 탈락을 지켜보며 눈물을 흘렸다. 이집트팬들은 살라흐가 그라운드에 오르자 상대편마저 소름이 돋는 함성을 내질렀다. 2018 러시아월드컵의 풍경이다.

영국 신문 데일리 메일은 22일 스위스의 베아트 스투더라는 남성이 친구 2명과 트랙터를 타고 12일을 달려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스타디움에 도착했다고 소개했다.

스투더가 응원하는 스위스는 현지 시간으로 22일 오후 8시에 이 경기장에서 세르비아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스투더는 스위스에서 트랙터 박물관을 운영 중이다. 그는 스위스의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되자 트랙터를 타고 러시아로 가면서 아동복지 기금을 모으기로 했다. 12일의 여정 동안 이들은 2만 스위스프랑(약 2200만원) 모금에 성공했다.

‘트랙터 타고 월드컵 구경’은 스투더 일행이 처음이 아니었다. 독일인 휴버트 워스라는 70세 할아버지도 독일에서 약 2400㎞를 달려 33일만인 17일에 모스크바에 도착, 독일-멕시코 경기 2시간 전에 경기장에 도착했다. 워스는 한 달이 넘는 여정 끝에 독일 경기를 관전했지만 멕시코에 0-1로 패배해 아쉬움을 삼켰다.

페루 축구팬들의 열기는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페루는 이날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프랑스에 0-1로 패해 2전 전패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하지만 응원전에선 페루가 프랑스를 압도했다. 예카테린부르크시는 이 경기를 보기 위해 페루팬 약 1만5000명이 시를 방문한 것으로 파악했다. 프랑스팬은 2000명 남짓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집계한 국가별 티켓 판매 통계에서 페루보다 티켓을 더 많이 사들인 국가는 6개 나라뿐이다. 페루에서 러시아로 오는 길은 험난하다. 일단 항공비만 2000달러를 훌쩍 넘긴다. 비행기를 3번이나 갈아타고 야간열차로 10시간씩 이동하는 불편도 마다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장에 다다른 축구팬들은 경기 내내 “바모스 페루(Vamos Peru·갑시다 페루)!”를 외쳤다.

물론 팬들의 열렬한 응원에도 페루는 프랑스의 벽을 넘지 못하고 16강에 진출하지 못했다. 페루 팬들은 좌절했지만, 평생 잊지 못할 추억도 간직하게 됐다.

이집트 팬들은 무함마드 살라흐가 지난 20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경기장에 도착하자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집트와 러시아의 조별예선 A조 2차전은 1-3 러시아의 승리로 끝났다. 이집트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28년 만에 본선에 도전했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출신 살라흐의 돌풍을 기대했지만 쓸쓸히 돌아서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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