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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비유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능변가’…JP 어록

직설·비유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능변가’…JP 어록

기사승인 2018. 06. 2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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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 빈소
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 영정사진. /송의주 기자songuijoo@
‘영원한 2인자’ ‘킹 메이커’ 김종필(JP) 전 국무총리는 생전에 때론 직설적이고 때론 비유적으로 당시에 처한 상황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등 ‘능변가’라는 평을 받았다.

김 전 총리는 생전에 자신의 소신을 여과없이 드러낸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1963년 일본과 국교를 정상화하는 비밀협상 과정에서 국민적 반발에 직면하자 “제2의 이완용이 되더라도 한일 국교를 정상화하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1990년 10월에는 노태우 전 대통령을 당시 대통령 후보로 추대하면서 “나는 대통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을 남겼다. 또 1993년 5·16 민족상 시상식에서는 “역사는 기승전결로 이뤄진다. 5·16은 역사 발전의 토양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역사를 일으킨 사람이며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은 그 계승자다. 김영삼 대통령의 변화와 개혁은 그 전환이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 김 전 총리는 뼈 있는 말을 자주 남기는 등 ‘촌철살인’에 능했다. 그는 1995년 새해가 밝던 날 자신의 퇴진을 거론하는 새배객이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인사를 건네자 “있는 복 빼앗아가지나 마시라”고 응수했다. 이어 1996년 김영삼 정부의 ‘역사 바로 세우기’와 관련해 “역사는 끄집어낼 수도, 자빠트릴 수도, 다시 세울 수도 없는 것이다. 역사는 그냥 거기서 배우는 것이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울러 김 전 총리는 ‘정치 9단’답게 자신에 대한 비판에도 여유롭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다. 2001년 초 이인제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이 그를 향해 ‘서산에 지는 해’라고 공격하자 그는 “나이 70이 넘은 사람이 저물어 가는 사람이지 떠오르는 사람이냐. 다만 마무리할 때 서쪽 하늘이 황혼으로 벌겋게 물들어갔으면 하는 과욕이 남았을 뿐”이라며 가볍게 대응했다. 그는 또 “노병은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라며 “43년간 정계에 몸 담으면서 나름대로 재가 됐다”는 말을 남기고 2004년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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