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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시스템 개선 안하면 미래 없다

한국축구, 시스템 개선 안하면 미래 없다

기사승인 2018. 06. 2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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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신태용 '이렇게 착용해'<YONHAP NO-0086>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27일(한국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독일과 경기를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에게 통역기 사용방법을 알려주고 있다./사진=연합
지난 24일(한국시간)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한국-멕시코전에서 한국이 멕시코에 0-2로 패한 후 박지성 SBS 해설위원은 “오늘 경기에서 우리 선수들이 할 수 있는 건 다했다. 오늘의 결과가 지금 대한민국 축구의 현실이다. 이제 한국 축구는 ‘보여주기 식’에서 벗어나 우리의 인프라와 노력을 점검해보고 시스템부터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4년 후에도 이러한 패배는 거듭될 것이다”고 일침을 가했다.

박지성이 말한 ‘시스템’이란 무엇일까. 합리적인 의사결정은 아닐까.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은 합리적이지 못했다. 시작부터 시끄러웠다. 신태용 감독은 월드컵 본선을 불과 1년 앞두고 사령탑을 맡았다. 당시 사령탑 교체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보다 빨리 적극적으로 교체를 단행했어야 했다. 본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는 검증된 감독, 본선무대의 돌발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경험 많은 감독이 필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스 히딩크같은 능력있는 외국인 감독을 요구하는 여론은 묵살됐다. 대신 성인 국가대표팀 감독 경험이 없는 인물이 감독이 됐다. 신 감독은 선수로서도 월드컵에 뛰어 본 적이 없다.

대한축구협회는 대표팀 운영의 핵심인 감독 결정권을 갖고 있다. 협회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조광래, 최강희, 홍명보, 슈틸리케, 신태용 등 무려 5명의 감독을 교체했다. 숫자가 아니라 장기적인 비전과 계획이 없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여론에 떠밀려 급한 불을 끄기에만 급급했다.

경험이 부족한 감독이 단행한 선수 선발 과정도 매끄럽지 않았다. 주요 선수들의 부상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해도 주요대회에서 무기력한 플레이로 일관했던 선수가 엔트리에 포함됐다. 결국 일련의 과정은 그라운드에서 전술과 전략의 부재로 이어졌다. 대표팀에는 수비수가 10명이나 된다. 반대로 공격에서 변화가 필요할 때 투입할 수 있는 선수는 적었다. 다양한 전술이 나오지 못한 이유다. 신 감독은 평가전은 물론 본선에서도 ‘실험’만을 했던 한국이다. 스웨덴과 1차전에서는 손흥민이 보이지 않았고 2차전에서는 오히려 ‘높이’를 생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월드컵 본선은 실험을 하는 곳이 아니다. 실험을 통해 얻은 확실한 전략으로 승리를 쟁취해야 하는 무대다. 시작 부터가 잘못됐다. 협회는 일련의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25일 발행된 독일의 축구전문지 ‘키커’ 지면판에는 신태용 한국축구대표팀 감독 직전에 사령탑을 맡았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인터뷰가 실렸다. 슈틸리케는 인터뷰에서 한국축구가 아직도 2002년의 추억에 빠져 있다고 꼬집었다. 그 날의 향수에 젖어 안일한 행보를 이어간다면, 한국축구의 4년 뒤, 아니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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