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 광화문광장 축제 분위기…“기적 이룬 선수들 자랑스러워”

경찰 추산 6000여 명이 모인 광화문 광장은 시민들이 붉은색 옷과 태극기, 붉은 머리띠 등을 착용한 채 ‘대~한민국’ 구호를 외치면서 태극기를 들고 승리를 자축했다./맹성규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 대한민국과 독일의 F조 마지막 경기가 열린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 나온 시민들은 한국이 독일에 2대0 승리를 따내자 축구 열기에 흠뻑 빠졌다.

경찰 추산 6000여 명이 모인 광화문 광장은 시민들이 붉은색 옷과 태극기, 붉은 머리띠 등을 착용한 채 ‘대~한민국’ 구호를 외치면서 태극기를 들고 승리를 자축했다.

시민들은 비록 16강 진출은 무산됐지만 세계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꺾고, 귀중한 승점 3점을 따낸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특히, 친구끼리, 연인끼리, 가족끼리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은 주최 측이 준비한 500인치 대형 스크린을 통해 걸그룹 오마이걸의 축하무대와 개그맨 박명수씨의 디제잉 등 사전공연을 보면서 피자와 치킨, 맥주를 먹으면서 축제를 즐겼다.

이들은 경기 시작 후 전반 18분께 정우영의 위협적인 프리킥 장면과 골 기회를 잡았을 때 환호성을 질렀고 독일의 위협적인 헤딩이 나올 때에는 정적이 감돌기도 했다.

특히 후반 추가시간에 수비수 김영권이 비디오 판독 끝에 결승골과 공격수 손흥민이 추가골을 넣자 시민들은 서로 부둥켜안은 채 펄쩍펄쩍 뛰며 환호했다. 전차군단 독일을 상대로 대이변을 만들어내자 일부 시민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직장인 조모씨(30)는 “오늘 늦은 시간까지 응원한 보람이 있다”면서 “끝까지 몸을 던지면서 1%의 기적을 이뤄낸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럽다. 이번 대회는 아쉽게 마무리했지만 내년 2019 아시안컵에서는 꼭 우승을 차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씨(34)는 “조별예선 1차전이었던 스웨덴전에 오늘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면 우리가 16강에 진출했을 것”이라면서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세계 최강 독일을 꺾은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고맙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경기가 끝나도 귀가하지 않은 채 파도타기 퍼포먼스를 하면서 승리의 기분을 만끽했다. 아울러 시민들은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를 직접 치우는 등 떠난 자리를 깨끗하게 치웠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지하철 2호선 운행 시간을 28일 새벽 2시 30분까지 연장했고, 시청과 광화문 인근 정류소에서 버스 막차 시간도 새벽 2시까지 늦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