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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 ‘전차군단’ 독일, F조 꼴지 조별리그 탈락 수모

녹슨 ‘전차군단’ 독일, F조 꼴지 조별리그 탈락 수모

기사승인 2018. 06. 2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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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독일 뮐러, 이건 말도 안돼<YONHAP NO-5412>
일 공격수 토마스 뮐러(오른쪽)가 28일(한국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의 경기에서 0대2로 패한 뒤 허탈해 하고 있다. /사진=연합
‘전차군단’ 독일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전에서 한국에 0-2로 발목을 잡히며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독일의 조별리그 최종 성적은 1승2패, F조 4위. ‘디펜딩 챔피언’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1위의 자존심을 사정없이 구겼다.

독일은 1934년 이탈리아 월드컵을 시작으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대회까지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적이 한번도 없다. 193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1회전에 탈락했지만 당시는 16개 국가가 출전해 1회전부터 토너먼트 방식으로 경기를 치렀다. 이 때문에 조별리그 탈락으로 볼 수 없다.

독일은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우승후보 1순위로 꼽혔다. F조의 16강 진출팀 예상 시나리오에서도 독일은 빠지지 않았다. 독일은 무조건 조별예선을 통과할 것이란 예상하에 멕시코, 스웨덴, 한국이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독일은 이번 대회에서 반세기만의 월드컵 2연패를 노렸다. 동시에 월드컵 최다인 5회 우승을 거머쥔다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조별예선 1차전 멕시코와 경기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결과였다. 독일은 멕시코에 1-0으로 패배하며 첫 단추부터 잘못 꿰었다. 독일 특유의 조직력과 날카로운 공격력은 없었다. 스웨덴과 두 번째 경기에선 2-1로 승리했지만 종료 직전 토니 크로스의 프리킥 골이 아니었다면 무승부로 끝날뻔 한 경기였다.

한국전은 독일의 공격력만 남고 조직력은 사라진 경기였다. 독일은 한국 문전을 향해 26번이나 슈팅하는 맹공을 퍼부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과 온몸 수비에 막혀 득점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한국은 독일의 무너진 조직력을 틈타 김영권과 손흥민이 후반 추가시간 연달이 득점에 성공했다.

요하임 뢰브 독일 감독은 경기를 마친 후 “충격적이다. 조별리그 탈락에 대해 굉장히 실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독일 선수들의 충격도 상당하다. 수비수 마츠 훔멜스는 “우리는 스스로에게 굉장한 기대를 하고 이곳에 왔다. 그러나 조별리그 3경기 중 어느 경기에서도 우리가 생각했던 경기를 하지는 못했다”고 답답해했다.

독일 조직력 하락은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뢰프 감독은 월드컵 선수 선발 과정에서 잡음을 노출했다. 뢰프 감독은 지난달 자국 최고의 공격수로 꼽히던 리로이 자네 대신 신예 티모 베르너를 선발했는데 당시 독일 언론은 “뢰프 감독이 새로운 선수를 발굴해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휩싸인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터키계 이민 2세인 메주트 외질과 일카이 귄도안의 사진 한 장도 민족적 정체성 논란을 야기했다. 외질과 귄도안은 지난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한 것이 문제가 됐다. 독일이 멕시코와 1차전에서 졸전 끝에 0-1로 패하자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축구팬들은 물론 독일 축구의 레전드 로타어 마테우스는 “외질은 독일 국가대표로 뛰는 것을 즐거워하지 않는 것 같다”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부상선수도 속출했다. 미드필더 제바스티안 루디는 스웨덴전에서 코뼈가 골절됐고, 마츠 후멜스는 목 부상을 입었다. 수비의 핵 제롬 보아텡은 경고 누적으로 한국전에 결장해야 했다.

독일은 이번 패배로 프랑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프랑스를 시작으로 2006년 독일 월드컵의 브라질,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이탈리아,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스페인에 이어 직전 대회 우승팀이 부진한 성적에 그친다는 ‘우승팀 징크스’의 희생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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