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함에 정성, 요리하는 재미까지… ‘밀키트’가 뜬다

반조리 형태 '밀키트' 인기몰이…간편하면서 경제적
식품업체 이어 백화점·홈쇼핑도 '밀키트' 시장 진출
판매 채널 확장하고 제품군 늘려…캠핑수요 늘 듯

‘밀키트’ 제품은 손쉽게 요리가 가능해 만드는 재미도 선사한다. SNS ‘인스타그램’에서 ‘밀키트’ 해시태그(#)로 검색한 화면.

1인가구 증가와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가정간편식(HMR)이 일상식이 된 가운데 최근 반조리 형태의 ‘밀키트’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손질된 식재료와 양념·소스·레시피가 세트로 구성돼 간편함은 유지하면서 요리하는 재미까지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데우기만 하면 되는 완제품 형태의 간편식보다는 손이 좀더 가지만 직접 장을 보는 것보다 경제적이면서 신선하고 요리에 정성까지 담을 수 있어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의 수요도 높다는 분석이다. 시장이 커지면서 식품업체뿐 아니라 백화점 등 유통업체들도 관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9월부터 간편식 브랜드 ‘잇츠온’ 내에 밀키트 카테고리를 선보인 이후 지난 5월까지 55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치킨 퀘사디아 키트’ ‘밀푀유나베 키트’ ‘차돌박이 메밀소바 키트’ 등 세계 각국요리부터 한식에 이르기까지 20여종의 밀키트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엔 SNS상에서 합정동 집밥으로 유명한 ‘남자가한밥’의 김현 셰프의 비법 레시피를 담은 ‘서울식 소불고기 키트’를 제품군에 추가하는 등 유명 맛집 셰프와 손잡고 만든 제품도 시리즈로 내놓고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식품관에 마련된 ‘셰프박스’ 코너에서 직원들이 대표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제공=현대백화점

백화점·홈쇼핑 등 유통업계도 밀키트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지난 4월 첫선을 보인 ‘셰프박스’는 현대백화점이 채소·고기·생선·장류 등 전국 팔도의 특산물을 식재료로 공급하고, 강남의 유명 이탈리안 레스토랑 ‘그랑씨엘’의 이송희 셰프가 레시피를 개발한 프리미엄 밀키트다. 출시 한달 만에 무역센터점 매장에서만 2000개가 판매됐다. 다른 밀키트보다 가격이 5~10%가량 비싼 편임에도 당초 판매목표치를 20% 웃돌았다. 통상적으로 백화점 식품관에서 판매되는 HMR보다 3배 이상 수준이라는 게 백화점의 설명이다.

GS리테일이 지난해 12월 출시한 밀키트 ‘심플리쿡’은 약 7개월 만에 10만개 판매 돌파를 앞두고 있다. 지난 1월만 해도 하루 평균 판매가 200여개 수준에 그쳤으나 최근 일평균 700여개로 3배 이상 증가하면서 6월 말 기준으로 누적 판매개수가 9만5000개에 이르고 있다. 판매 채널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온라인쇼핑몰 ‘GS프레시’와 GS25 모바일 앱 ‘나만의 냉장고’를 비롯해 티켓몬스터·11번가·GS숍 온라인 쇼핑몰에서 ‘심플리쿡’을 판매하고 있는데, 향후 네이버 쿠킹박스와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지난 4월부터 온라인 쇼핑채널인 NS몰을 통해 밀키트 판매를 시작한 NS홈쇼핑은 7월 중 TV 홈쇼핑 최초로 ‘프레시지’ 밀키트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NS홈쇼핑이 앞서 지난 6월 밀키트 전문업체인 프레시지와 제휴를 맺고 온라인몰을 통해 내놓은 밀키트 제품이 약 3000세트가 판매되는 등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또 판교 사옥에 위치한 외식문화공간 ‘엔바이콘’의 일부 매장에서 현장판매하고 있는 밀키트 제품을 규격화 및 브랜딩을 거쳐 정식 상품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나정채 NS홈쇼핑 건강식품팀장은 “밀키트의 판로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으로 확대되는 추세”라며 “아직 생소한 신규 카테고리의 특성상 설명이 용이한 판매 채널이 유리한 만큼 조리 시연과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TV홈쇼핑 채널이 적합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한편, 본격적인 캠핑철을 맞아 반조리 형태의 밀키트에 대한 캠핑족들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백화점은 캠핑족을 겨냥한 신제품을 준비 중이며, GS리테일 또한 캠핑장을 활용한 팝업스토어 및 시식회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야쿠르트의 잇츠온 밀키트 ‘서울식 소불고기 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