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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베텔 총리 첫 공식 방한 ‘한·룩셈부르크 관계 새 이정표’

[칼럼] 베텔 총리 첫 공식 방한 ‘한·룩셈부르크 관계 새 이정표’

기사승인 2018. 07. 0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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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진 주벨기에·유럽연합 대사, 베텔 총리 방한 의미와 배경
룩셈부르크시, 브뤼셀·스트라스부르와 함께 유럽연합(EU) 3대 수도
글로벌 금융·보험 허브 부상 예상...경제·안보 협력 확대 큰 성과 '확신'
김형진
김형진 주벨기에·유럽연합 대사
룩셈부르크는 독특한 나라다. 대공이 국가원수인 세계 유일한 대공국이다. 면적 2586㎢로 제주도의 1.4배에 불과하며 인구 59만 명으로 유럽에서 가장 작은 나라중 하나다.

하지만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1위이다. 수도 룩셈부르크시는 브뤼셀·스트라스부르와 함께 유럽연합(EU)의 3대 수도다. 1951년 설립된 유럽석탄철강공동체, 1957년 설립된 유럽경제공동체와 원자력공동체 창설 회원국으로 EU 발전 초기부터 깊이 참여했다.

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가 1일 사흘 간 일정으로 공식 방한했다. 룩셈부르크시 중심의 헌법 광장에 전몰자 위령탑이 있다. 1· 2차 세계 대전과 한국전쟁에서 희생된 룩셈부르크 군인들을 추모한다.

룩셈부르크 군인들은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지만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먼 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룩셈부르크가 처음으로 외국에 군대를 파병한 사례였다.

그것도 룩셈부르크가 전투부대를 파병한 것은 지금까지도 한국이 유일하다. 1951년 1월부터 육군 1개 소대가 벨기에 대대에 편입돼 임진강, 학당리, 잣골 등에서 전투를 수행했다. 연인원 85명이 참전해 2명이 전사하고 14명이 부상을 당했다.

룩셈부르크는 유럽중심에 위치해 인구 5억1000만 명의 EU 시장으로 연결되는 관문이다. 아마존, 맥도널드, 이베이, 스카이프, 페이팔 등 글로벌 기업의 유럽본부가 자리잡고 있다. 런던, 취리히, 뮌헨, 암스테르담, 파리, 프랑크푸르트가 비행 1시간 거리로서 EU GDP의 60% 발생지역이며 1일 생활권이다.

높은 개방성과 국가경쟁력을 바탕으로 유럽 금융산업의 중심이다. 물류, 정보통신기술(ICT), 생명과학, 클린테크, 지식재산권 허브로서 입지도 확고하다. 국민 대다수가 룩셈부르크어외에 프랑스어, 독일어, 영어 등을 구사하며 외국인이 거주자의 40%, 근로자의 70%를 넘는 개방성을 유지한다.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런던을 대체할 글로벌 금융·보험 허브로 부상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한국과 룩셈부르크는 높은 대외 개방도와 상호 보완적 경제구조를 토대로 긴밀히 협력한다. 지난해 교역규모는 8800만 달러였지만 2014년 만해도 6억1000만 달러에 달할 정도로 잠재력이 크다. 정보기술(IT), 핀테크, 우주산업 등으로 협력 다변화를 추진하며 올해 10월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아셈)를 계기로 경협 확대의 모멘텀이 기대된다.

지난 해 말까지 룩셈부르크의 한국에 대한 투자는 46억 달러, 한국의 대룩셈부르크 투자는 71억 달에 이른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핀테크등 신기술 업종을 중심으로 더욱 투자가 활발해질 것이다. 상당수 한국 기업이 룩셈부르크에 진출해 있는 것도 이유가 있다.

국가 원수인 앙리 대공과 후계자 기욤 대공세자는 한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각별하다. 앙리 대공은 대공세자 즉위 후 첫 해외 방문국으로 1979년 10월 한국을 찾았다. 앙리 대공은 지난 2월 평창 겨울올림픽까지 8차례에 걸쳐 방한했다. 기욤 대공세자도 2001년 3월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첫 해외 방문국으로 한국을 찾은 것을 비롯해 4차례에 걸쳐 한국을 방문했다.

이처럼 한국과 룩셈부르크는 전략적 파트너로서 유엔(UN) 등 국제 무대에서 지역과 범세계적 문제에 대해 가치를 공유하면서 긴밀히 협력한다. 2013~2014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 이사국으로도 함께 활동했다.

특히 룩셈부르크는 2013~2014년 안보리 산하 북한 제재위원회 의장국으로서 한국의 대북정책을 지원했다. 룩셈부르크는 두 차례 세계대전 당시 독일에 점령당한 경험을 토대로 EU의 통합과 확대에도 기여해 왔다. EU 행정부 수장격인 집행위원장을 융커 전 룩셈부르크 총리가 맡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한·룩셈부르크는 EU에서도 긴밀히 협력한다.

2013년 12월 총리에 오른 베텔 총리의 한국에 대한 관심은 각별하다. 2011~2013년 룩셈부르크시 시장으로 재임할 당시 한국전쟁 참전용사 위로 행사와 한·룩셈부르크 친선 음악회에도 해마다 참석했다. 어머니 생일 축하를 위한 만찬도 한국식당에서 할 정도로 한국 음식을 좋아하며 특히 불고기를 즐긴다.

이처럼 ‘친한파’ 베텔 총리의 방한은 2000년 융커 총리의 아셈 서울 정상회의 계기 방한 이후 18년 만의 룩셈부르크 총리의 공식 방한이며 단독 양자 방한으로도 처음이다. 베텔 총리 방한을 계기로 룩셈부르크와 한국 간 관계에 새로운 이정표가 마련될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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