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한라산”…남북 해상 핫라인 교신

10년 만에 복원…우발충돌 방지

국방부가 1일 “남북 군사당국은 판문점선언과 제8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 합의사항 이행차원에서 서해 해상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한 ‘국제상선공통망’ 운용을 정상화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9시 연평도 인근 우리 해군 경비함이 국제상선공통망을 활용해 남북 간 시험통신을 하고 있다. / 제공 = 국방부

“백두산 하나! 백두산 하나! 여기는 한라산 하나 감명도?”(남측 함정), “한라산 하나! 한라산 하나! 나는 백두산 하나, 감도 다섯(매우 좋음)”(북측 함정)

남북 함정 간 해상 핫라인이 10년 만에 정상 복구됐다. 남북 해상 핫라인은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 이후 끊어졌다.

국방부는 1일 “남북 군사 당국은 판문점 선언과 8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사항 이행 차원에서 서해 해상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상선공통망 운용을 정상화했다”고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연평도 인근 우리 해군 경비함은 국제상선공통망을 활용해 “백두산 하나! 백두산 하나! 여기는 한라산 하나 감명도?”라며 북측 함정을 호출했다.

이에 북측 함정이 “한라산 하나! 한라산 하나! 나는 백두산 하나, 감도 다섯(매우 좋음)”이라고 응답하며 시험통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한라산과 백두산은 남북한 함정의 호출 부호다.

국방부는 이번 통신망 복원에 대해 “군 통신선 복구와 함께 판문점 선언의 군사분야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해 나가는 실질적 조치”라고 높이 평가했다.

또 국방부는 “2004년 6·4 합의상의 ‘제3국 불법조업선박 정보교환’과 ‘우발충돌방지망 구축’은 서해지구 군 통신선 복구와 연계해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북이 불법조업 정보를 상시 교환하게 되면 강력한 불법조업 단속 효과뿐 아니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의 우발적 충돌도 막을 수 있게 될 것으로 국방부는 기대했다.

남북은 2004년 6월 열린 2차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해 서해 경비 함정 간 공용주파수를 활용키로 했다. 서해 NLL 해역에서 기동하는 양측 함정끼리 국제상선공통망(주주파수 156.8Mhz·보조주파수 156.6Mhz)을 핫라인으로 활용한다.

그해 6월 14일 서해 NLL 일대에서 남북 함정 간 첫 무선교신이 이뤄졌다. 하지만 북한이 2008년 5월부터 남측 함정 호출에 응답하지 않으면서 서해 핫라인은 10여 년 간 ‘불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