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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3주년 두테르테, 외국인 투자 절반 ‘뚝’…마약과의 전쟁 영향

취임 3주년 두테르테, 외국인 투자 절반 ‘뚝’…마약과의 전쟁 영향

기사승인 2018. 07. 0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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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ippines Duterte <YONHAP NO-6818> (AP)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달 12일(현지시간) 수도 마닐라에서 열린 필리핀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출처=AP,연합뉴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달 30일로 취임 3주년을 맞았다. 악명 높은 ‘마약과의 전쟁’을 비롯해 ‘술·담배와의 전쟁’ 등을 선포하면서 공공 질서·안전은 좋아졌지만, 그 영향으로 외국인 투자가 절반으로 뚝 떨어져 인프라 부문 성적표는 나빠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필리핀의 지난해 외국인 직접 투자(FDI)는 전년 대비 절반 감소한 19억7000만달러(약 2조2000억원)에 그쳤다. 올해 1분기 FDI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거의 40% 줄었다.

외국인 투자 저조의 영향으로 인프라 사업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인프라 사업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마련하려고 지난 1월 세제 개혁을 실시했다. 개인소득세는 줄이고 휘발유세·물품세 등을 도입한 것인데, 이는 시민의 일상생활에 부담이 되고 있다. 인플레이션도 촉발됐지만 구체적으로 실현된 인프라 사업이 아직 없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두테르테 정권은 필리핀 전역에서 폭넓게 진행한 마약 단속으로 치안 문제가 개선됐다고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두테르테 대통령의 ‘스트롱맨(강한 리더십)’식 국정운영에 거부감을 보이면서 두테르테 대통령의 핵심공약인 인프라 사업에선 거의 진전이 없었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법인세 인하안이 국회에 올라가 있으나 아직 계류 중인 것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심리를 위축시켰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6년 6월 취임 이후 전례 없는 마약과의 전쟁을 펼쳐왔다. 이 과정에서 마약 용의자 4100여 명이 저항하다가 사살됐다고 필리핀 경찰은 밝혔다. 하지만 인권단체들은 자경단에 살해된 사람을 포함하면 전체 사망자가 1만20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폭력적인 마약과의 전쟁은 미국, 유럽 등 서방 국가들로부터 ‘인권 침해’ ‘민주주의 퇴보’라는 비난을 샀다. 이는 곧 FDI 감소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두테르테 대통령에 대한 국민 지지는 여전히 굳건한 편이다.

필리핀 여론조사업체 SWS의 지난 3월 조사에서 56%가 두테르테 대통령에 대해 만족을 표시했다. 매체는 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특정 정책을 비판하면서도 상당수가 부패 척결을 위한 두테르테 대통령의 대대적인 공직자 물갈이 행보를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에서 50년간 이어진 내전을 종식시키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군과 현지 최대 반군단체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이 50년 가까이 전쟁을 벌이면서 양측 병력과 주민 등 12만명이 사망했고, 200만명이 이주해야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4월 ‘방사모로’로 불리는 이슬람 자치정부를 설립하는 내용의 방사모로 기본법을 시급히 처리해야 할 법안으로 지정했고, 필리핀 상·하원은 한 달 뒤 이 법을 통과시켰다.

필리핀은 내년 초 총선과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있다. 올해 말부터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전문가들은 “두테르테 정부가 시민들의 삶에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구체적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두테르테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이 휘청거릴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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