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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정부 구조 개편…총리실 권한 대폭 타 부처 이관 ‘권력 집중 방지’

말레이시아 정부 구조 개편…총리실 권한 대폭 타 부처 이관 ‘권력 집중 방지’

기사승인 2018. 07. 03.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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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laysia Politics <YONHAP NO-2410> (AP)
사진출처=/AP, 연합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모하메드 신정부가 그간 총리실에 집중돼 있던 권한을 경제부와 의회에 대폭 이관하며 권력 집중에 따른 폐단을 막기 위한 정부 구조 개편에 나섰다.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의 2일 보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날 내각 전원의 명단을 발표하는 동시에 그간 총리가 가지고 있던 의사결정권 가운데 일부를 경제부와 의회에 이관하는 내용을 담은 정부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안은 지난 5월 9일 총선을 통해 61년 만에 처음으로 정권교체를 이뤄낸 마하티르 정부의 선거 공약 이행의 일환이다.

현재까지 말레이시아 총리실은 80개 이상의 산하 부처로 구성돼, 공고한 관료제 시스템을 유지해 왔다. 이번에 새로 집권한 여당 ‘희망연대(BH)’는 이를 재편해 총리실의 권한 일부를 의회에 넘기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총리 직속 기관으로 두 명의 장관의 보좌를 받아온 총리실은 지난 1일을 기해 60개 이상의 부처를 통폐합하거나 타부처로 기능을 이관했다.

이번에 새로 독립된 기관들에는 반부패·선거관리·사법부 임명·인권 관련 부처들이 있다. 이들 부처는 이제 총리실이 아닌 의회에 직접 보고하게 된다. 이는 정치적 영향력으로부터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야당 시절 모하메드와 BH는 반부패·선거관리 기관들이 총리실의 정치적 영향력 하에 있다고 분통을 터뜨린 바 있다.

특히 이번 정부 구조 개편으로 인해 경제부에 큰 힘이 실리게 됐다. 경제부는 국가의 단기적·장기적 경제 개발 계획을 담당하고 있는 ‘경제기획부(Economic Planning Unit)’를 감독하는 역할을 맡는 등 관할 범위가 대폭 넒어졌다.

마하티르의 뒤를 이을 차기 총리 유력 후보인 안와르 이브라힘의 측근인 아즈민 알리 장관이 이끄는 경제부는 또한 말레이시아 국영기업이자 세계 3대 팜유 제조업체이기도 한 펠다(FELDA) 그룹과 국영펀드 에퀴티 내셔널(Ekuinas)의 관리 역할도 맡게 됐다.

말레이시아의 다수파를 차지하는 말레이족을 우선하는 일종의 차별 정책인 ‘부미푸트라 정책’ 척결을 책임지고 있는 기구 등 정부 기관 다수가 총리실 혹은 재정부 산하에서 이번에 경제부 산하로 옮겨졌다.

이처럼 이번에 발표된 정부 개편안은 한 개 부처가 지나치게 거대해지면서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힘의 균형을 맞추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나집 라작 전총리가 총리실과 재무부를 담당, 두 부처 산하의 수많은 기구들을 거느리며 관료 임명권을 쥐고 전횡을 일삼은 바 있기에 이같은 사태가 재차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려는 것이다.

한편 마하티르 정부는 새로운 내각의 인선을 마쳤다. 2일 새로 임명된 장관 13명이 국왕 앞에서 취임선서를 진행했다. 마하티르 정부의 장관은 총 27명으로, 전 정부에 비해 8명이 줄었다. 내각 구성원 수를 줄여 예산을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하겠다는 마하티르 총리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새로 선임된 장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진보적 성향의 사이푸딘 압둘라 BH 사무총장이 외교부 장관에, 변호사 출신인 다렐 레이킹이 국제통상산업부 장관에 임명됐다.

또한 이번 내각에는 25세의 사이드 사디크 압둘 라만이 청년스포츠부 장관에, 35세의 여비인이 에너지·기술·과학·기후변화·환경부 장관에 임명되는 등 젊은 정치인들이 다수 기용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이탈리아 존카봇대학교 정치학과 브리젯 웰시 교수는 “전체적으로 보면 마하티르 내각은 말레이 역사상 가장 전문직이 많이 기용됐으며, 다양성이 존중된 내각”이라고 밝혔다.

호주 태즈메이니아대학교 제임스 친 교수도 마하티르 정부가 이전에 정치적 경력이 없는 장관들이 다수 포진돼 있지만, 이들이 정부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샘솟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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