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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박사급 반도체 인재 확보’ SK하이닉스, 美서 파격 스카우트

[단독]‘박사급 반도체 인재 확보’ SK하이닉스, 美서 파격 스카우트

기사승인 2018. 07. 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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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반도체 전문연구인력 확보를 위해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스탠포드·칼텍 등에서 일대일 채용 면접을 진행했다. 3일 본지가 취재한 결과 SK하이닉스는 국내 인사담당자가 미국 등에서 박사 과정의 대학원생들을 책임연구원급으로 채용하기 위해 구체적인 연봉 등을 제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입사 이후 책임과 수석을 거쳐 임원으로 육성할 것이라는 게 업계에서의 중론이다.

이번 채용은 일반 기업에서 진행하는 공개채용과 비공개 채용인 캠퍼스 리크루팅 프로그램 중 하나인 ‘SK하이닉스 토크 플러스’와는 다르다. SK하이닉스 토크 플러스는 각 대학에 방문해 신청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하는 것으로 이 역시 올해 처음 시행됐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석·박사 과정을 완료한 대학원생들에게 1:1로 연락을 하고 식당·카페 등에서 면접을 진행했다. 그간 일부 대기업에서 대학별로 소규모 채용설명회를 진행하고 이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방식은 간간이 이루어져 왔으나 직접 인사 실무자가 해외에서 인사 영입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관련 기업에서는 전기전자공학·물리학·화학 등을 전공한 석·박사급 인재가 필요한데 이들은 보통 국내 기업에 오지 않고 해외 대학 소속 연구소에서 일하는 걸 선호하기 때문에 인재 영입에 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최근 반도체 관련 학과들이 사라지면서 해외 학부로 유학을 가는 학생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전문연구인력 확충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30년간 연구개발에 몰입해온 박성욱 부회장의 인재 철학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엔지니어 출신인 박 부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구개발 경쟁력과 협업 체제를 강화해 본원적 사업 경쟁력을 키워 나가겠다. 개발부터 양산까지 최적화된 프로세스를 구축하겠다”며 “연구인력 확충을 통해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며 기술 분야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매년 직원수를 늘려가며 조직확장에 나서고 있다. 현재 직원수는 총 2만4613명이며 이는 2년 전에 비해 2000명 정도가 늘어났다. 올해는 상반기 공채에서 설계·소자·공정(R&D)·솔루션소프트웨어(SW)·정보기술(IT) 등의 분야에서 300명 이상, 전체로는 1000명이상의 직원을 채용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올해 지난해 채용인원인 1200명보다 많은 수를 뽑을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서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다방면으로 직원 복지를 늘려가고 있다. 올해 생산량을 고려해 상반기 역시 100% 성과급을 지급하며, 올해 초에는 연봉의 50%에 달하는 초과이익 분배금(PS)를 줬다.

주대영 산업연구원은 “중국에서는 전문 연구원을 데려오기 위해 주거지를 제공하고, 월급을 파격적으로 인상하는 등의 방법을 쓰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인재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국내 대학 산하에 반도체 연구소를 설립하고 정부 지원을 늘려 연구원들이 해외로 나가는 것을 막아야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SK하이닉스는 이같은 인프라 확충으로 반도체 호황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연구·개발(R&D)비 또한 매년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2조 4870억원, 2016년에는 2조986억원 등으로 투자해 인공지능(AI) 및 가상현실(VR) 솔루션 개발과 연구실 증설에 사용할 예정이다. 또한 지난해 4월 착공에 들어간 충북 청주 ‘M15’공장이 빠르면 9월에 완공된 후 연내에 미세먼지 제거를 위한 ‘클린룸’시설까지 갖출 예정이다. 또한 72단 3D 낸드플래시 제품 기반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연간 약 40% 중반의 낸드플래시 공급이 증가된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슈퍼호황에 힘입어 올해도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예상 매출액은 40조7480억, 예상 영업이익은 21조304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연간 매출액은 30조1094억원, 순이익은 10조64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1%, 259.5% 증가했다. IHS마킷에 따르면 2018년 D램 시장 규모는 지난해 대비 16.9% 증가한 89조6080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낸드플래시 시장도 10% 늘어난 62조853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전세계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 기준 27.9%로 2위이며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10.5%로 5위다.

한편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반도체 연구직 채용은 상시로 진행하나 임원급 직원을 채용하는 것은 내부적으로도 알지 못한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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