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베트남 Story] 베트남 진출기 일곱번째 이야기 “하노이 현지화 1호 ‘미스터 신 헤어살롱’ 신동곤 대표”

기사승인 2018. 07. 05.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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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가 전해주는 좋은 베트남 이야기

13년 차, 오히려 한인들은 잘 몰라
고객 99%가 현지 베트남인
6년 전부터 중소기업 화장품 수입 사업 중
프랜차이즈 미용실도 3년간 운영

 


 

 


 


미스터 신 헤어살롱’(대표 신동곤)은 2005년 하노이에서 문을 열었다. 한인 디자이너가 문을 연 하노이 1호점이었다. 개점 후 3개월은 하루 2,3명의 고객이 왔다. 당시 한국인 교민은 2천명 정도. 주재원의 단신 부임이 많아 한국인 가족과 여성고객은 손에 꼽힐 정도. 한인 고객만 바라보고 영업 하기에는 힘들었다. 말도 물도 낯선 이국에서 종일 고객을 기다리다 보니 베트남 진출에 대한 갈등이 고개를 내밀곤 했다.


베트남 진출 한인자영업은 고객 타켓 선정이 사업의 승패를 가른다. 고객 타켓에 따라 4P(Product, Price, Place, Promotion)가 차별화되어 한다. “미스터 신 헤어살롱”은 한인 고객이 적어 선택의 여지 없이 베트남 현지인을 고객 타켓으로 삼을 수 밖에 없었다. 고객이 없는 시간에는 현지어를 공부하고 베트남 직원들을 파트별로 체계적으로 교육시키며 미래를 준비했다. 하노이는 보수적이다. 누군가 가게를 열면 오랫동안 탐색하는 것이 하노이 사람들이다. 처음부터 잘 되는 가게는 없다.


당시 하노이 시내에는 현대식 미용실이 드물었다. 에어컨은 대부분 없었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철재로 된 입구 문을 열어 놓고 있어(유리정문이 없던 시절) 미용실은 먼지와 소음으로 가득했다. 미용장비도 시설도 재래식이라 외국인들은 들어가기를 꺼렸다. 머리를 자른 후 감는 과정이 없거나 생략되는 곳도 많았다. 무엇보다 미용 기술, 그 품질에 대해 보증할 수가 없었다. 미용실이라고 쓰고 고객을 눕혀 놓고 머리만 감겨 주는 곳이 많았다.


1, 2년이 지나자 ‘미스터 신 헤어살롱’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깨끗하고 시원한 곳, 고객이 대접 받는 곳, 남자 디자이너가 있는 곳, 새로운 미용 기술을 선보이는 곳, 뭔가 있어 보이는 곳으로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중산층 현지인 여성 고객들이 드나들기 시작했다. VTV 방송국에서 이색 가게 취재를 나오기도 했다. 신대표는 한류미용 소개를 위해 유명 호텔을 빌려 미용 기술 세미나를 자비로 개최하기도 했다. 아직도 베트남은 미용관련 전국 협회가 없고 국가 검증 자격 시험이 없다.


미용 트랜드가 한국보다 20년 뒤처져 있던 그 무렵 현지 고객들은 긴 생머리를 고수하고 있었다. 여성들의 머리가 짧아지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년 사이의 일이었다. 짧은 머리와 웨이브 그리고 파머는 앞서가는 현지 여성들의 로망이었다. 그것을 실현한 곳이 신 헤어살롱이었다.


초기 미용실은 안정적이면서 번창했다. 5년차에는 지점도 냈다. 3개까지 냈다. 지점이 3곳이 되자 일에 부하가 결렸다. 매일 매일 지점마다 크고 작은 문제가 돌출되었다. 고객문제, 시설문제, 직원문제, 세무문제 등 문제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각 매장으로 내 보낸 현지 직원들의 행태는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평소 신뢰를 쌓아 온 직원들이 지점으로 나가면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는 경우가 많았다. 같은 듯 다른 문화 차이는 현지화 과정 속에 누구나 겪는 보이지 않는 장애물이다. 프랜차이즈 운영 기간 동안 신대표는 심하게 아팠고 조금 성숙했다.


 3년간 운영하던 지점들을 차례로 닫고 다시 본점에 집중했다. 본점은 지금까지 한번도 이전하지 않고 지금도 13년째 운영하고 있다. 수시로 내부 인테리어 공사로 업그레이드 했다. 지점을 접는 대신 본점 내에 네일 숍과 피부관리를 병행하기도 했다. 신대표의 새로운 실험은 계속되고 있다.


 6년 전부터 한국 중소기업 미용전문 화장품을 수입하고 있다. 공급처는 현지 중대형 현지 미용실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반응이 좋다. 한류 덕도 있지만 우수한 품질과 현지의 원만한 관리시스템이 주 이유다. 지금은 수입 화장품 매출이 전체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화장품 부문을 주력으로 키울 계획이다.


현재 하노이 한인은 5만 명으로 추정하는데 ‘미스터 신 헤어살롱”을 거의 모른다. 그만큼 베트남 속으로 깊이 들어간 증거다. 고객의 99%가 현지인이다. 현재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는 미용실 증가가 눈부시다. 매달 배로 증가할 정도다. 벌써 과열경쟁 속으로 들어갔다. 국민소득이 증가하고 경제가 좋아지면서 미용의 욕구는 충분히 잠재되어 있지만 미용업계도 기술의 차별화, 시설의 선진화, 재료의 고급화 만이 살아 남는다. 최근에 외국계 자본의 미용실도 진출하고 있다. 중국계의 VIVI가 속도를 내고 있고 한국계도 진출했다가 현지화 적응 실패로 철수하기도 했다.


현지화 성공요인을 묻자 신동곤 대표는 “브랜드와 자금이 기본적으로 있어야 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역동적인 건 좋은데 조급한 건 꼭 실패를 부른다”라고 답했다. 현지에 와서 현지어와 문화를 보고 배우면서 천천히 그리고 차분하게 미래를 설계하시는 게 도리어 빠른 창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스터 신 헤어살롱 신동곤 대표

신대표는 미용업을 해 온 가업에 따라 대학을 졸업한 1990년부터 자연스럽게 미용계에 입문했었다. 지금까지 미용 이력이 28년 쌓인 셈이다. 매일 오전 5시 새벽기도로 하루를 열고 영업을 시작하기 전 1, 2시간 자신이 좋아하는 사진과 그림과 오토바이에 몰두하는 시간이 가장 즐겁다고 했다. 잦은 직원 이직이 늘 문제이지만 개발도상국 서비스업계에서는 겪을 수 밖에 없는 숙제로 삼는다고도 말했다.


※ 글쓴이 윤 하는 2004년부터 베트남 하노이 거주, 교민잡지<좋은 베트남>발행인. 연세대학교 저널리즘 석사. ㈜오리온 초대 비서홍보팀장으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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