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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포항 간 파고부이는 무용지물…기상청 울릉주민 기만했나

울릉~포항 간 파고부이는 무용지물…기상청 울릉주민 기만했나

기사승인 2018. 07. 0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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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고부이는 여객선 통제자료로 활용 불가
기상청은 파고부이 설치하며 "선박에 정확한 자료 제공하고 주민 불편해소한다"고 거짓말
기상청_울릉도해양기상부이
기상청에서 울릉도 저동항 18km에 설치한 울릉도해상부이. 여기서 생산되는 기상정보로 울릉도 여객선 입`출항 결정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파고부이를 항로에 설치했지만 육지로 가는 배는 여전히 자주 결항되고 있어요. 알고보니 파고부이가 여객선 통제자료로 사용되지 않는데요. 기상청이 울릉 주민들을 속인 겁니다.”

경북 울릉~포항 간 여객선의 잦은 결항으로 인한 주민 불편을 해소하고자 올 4월 말 설치된 파고부이가 여객선의 운항관리 규정의 여객선 통제 자료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

여객선 운항관리 규정에는 최대파고 외에 풍속 항목도 두고 있는데 파고부이는 풍속을 측정할 수 없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5일 울릉군 및 기상청 등에 따르면 울릉군은 지난 1월 최수일 전 군수가 울릉도·독도 해역의 기상을 관할하고 있는 기상청 대구지청을 방문해 전준항 지청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울릉~포항 간 항로의 기상상황을 관측할 수 있는 울릉도 남서쪽에 부이를 추가 설치해 줄 것을 건의했다.

그동안 울릉~포항 간 여객선은 항로가 아닌 울릉도 동쪽 방향인 저동항 동쪽 18㎞ 해상에 설치된 울릉도 해양기상부이에 의해 운항 여부가 결정됐다. 즉 울릉도 서쪽편인 울릉도~포항 간 항로상에 위치하고 있는 부이에 의한 통제가 아니라 울릉도~포항 항로의 반대편인 울릉도 동쪽 먼바다에 설치된 부이에 의해 통제가 되고 있어 정확치 않은 정보로 인한 잦은 여객선 결항으로 주민들의 불만이 높았다.

이에 기상청은 지난 4월 울릉도 서쪽해상에 파고부이를 설치, “1년간 시범운영을 통해 울릉도 운항 여객선과 부근해역에서 조업하는 선박에 더욱 정확한 자료를 제공하고, 지역주민과 관광객 불편을 최소화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당시 지역주민들은 기상청과 울릉군의 발빠른 대처에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파고부이로 여객선 입출항 결정을 할 수 있다고 확고히 믿었던 것이다.

하지만 조사 결과 파고부이는 기계적인 오작동과 통신장애 등으로 잘못된 기상관측자료가 나올 수 있어 제공되는 자료는 참조용으로만 사용가능하며 기상증명 등의 자료로 활용할 수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
기상청 파고부이
울릉도 북면해상에 설치된 파고부이. 울릉서쪽에 설치된 파고부이와 동일한 부이다. 여기서 생산되는 기상 데이터는 참고용으로 사용된다.
포항~울릉 간 여객선의 운항·통제를 담당하고 있는 포항지방해양수산청에서도 최근 울릉군 등에 단순히 참고용으로 사용되는 파고부이 자료를 여객선의 운항관리 규정의 여객선 통제 자료로 사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파고부이에서 생산된 자료는 해양기상부이에 비교해 파고센서 정확도 저하 등의 문제로 자료 정확도가 떨어져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파고부이는 파고와 표층 수온만을 측정하는 반면 해양기상부이는 파고, 파향과 함께 풍향, 풍속, 기압, 습도, 기온 등 해상기상을 동시에 관측할 수 있다.

이에 해양 기상부이를 제외한 소형 부이급인 파고부이는 여객선 운항관리규정상의 입·출항 결정에 사용할 수 없어 여객선 결항에 따른 울릉주민들의 불편해소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는다는 결론이다.

울릉주민 A씨는 “이런 사실을 모르고 해양기상부이가 아닌 파고부이를 설치했냐”며 “이유를 알면서 파고부이를 설치했다면 기상청과 울릉군은 주민들을 농락한 것이고, 몰랐다면 양 기관과 지자체 담당자는 모두 직무유기”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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