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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단가 낮춰라”…말레이, 중국에 동부해안철도 공사 중지명령

“공사단가 낮춰라”…말레이, 중국에 동부해안철도 공사 중지명령

기사승인 2018. 07. 0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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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laysia China <YONHAP NO-8937> (AP)
말레이시아 정부가 중국의 대대적인 투자로 진행돼 온 동부해안철도(ECRL) 건설 공사를 중지시켰다. 사진은 2017년 9월 8일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왼쪽에서 세 번째)가 ECRL 건설 사업 착공식에서 철도 모형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출처=AP,연합뉴스
말레이시아 정부가 나집 라작 전 총리 시절 중국의 투자로 시작한 140억달러(약 15조원) 규모의 말레이시아 동부해안철도(ECRL) 건설 공사를 중단시켰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ECRL 사업을 위해 설립한 유한회사 말레이시아레일링크(MRL)는 최근 시공사인 중국 교통건설(中國 交通建股·CCCC)에 공사 중단을 지시했다고 말레이시아 일간 더스타·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이 5일 전했다. 

MRL은 CCCC에 보낸 공문에서 공사 중단의 이유 중 하나로 국익 수호를 꼽았다. MRL은 “작업이 중단되는 기간에 현장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장비와 자재 등도 우리 측의 동의 없이 반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사 재개 시점은 추후 통보할 것이라고 했다.

림관엥 말레이시아 재무장관은 토지수용비용 등을 포함하면 총사업비가 809억2000만링깃(약 22조원)까지 치솟는다면서 “조만간 중국을 방문해 사업 조건을 재협상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CCCC의 공사단가를 크게 낮춰야만 재정적·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ECRL은 말레이 반도 동부 툼팟에서 서부 해안에 있는 말레이시아 최대 항구 클랑까지 668km 구간을 잇는 철도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중국이 사업비 550억링깃(약 15조원)의 85%를 융자하는 조건으로 추진됐다.

이 사업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구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ECRL이 완공되면 중국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에서 시작해 라오스·태국을 넘어 전략적 요충지인 클랑으로 이어지는 육상 교통로를 확보할 수 있어서다. 

중국은 나집 전 총리 집권 당시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말레이시아에 거액을 투자하며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지난 5월 14대 총선에서 독립 후 61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뤄낸 말레이시아 새 정부는 이전 친중 성향 정권의 대형 프로젝트들을 재검토하겠다고 천명했다. 국가부채가 1조링깃(약 271조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재검토 대상 프로젝트에는 ECRL 사업을 비롯해 동남아 최초 국가 간 고속철도로 관심을 모은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HSR) 사업 등이 포함됐다. 말레이 정부는 HSR 사업도 막대한 자금 압박과 수익성 부진을 이유로 전격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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