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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북미 회담, 생산적” 북 외무성 “회담 결과 우려스럽다”

폼페이오 “북미 회담, 생산적” 북 외무성 “회담 결과 우려스럽다”

기사승인 2018. 07. 08.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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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 후 첫 비핵화 논의 북미 고위급 회담 성과 놓고 양측 이견
폼페이오 장관, 김정은 위원장 면담 불발, 회담 불만 표시?
비핵화 정의 및 방법론 이견...종전선언 문제 부상
Pompeo US North Korea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7일 오전 북한 평양에서 2차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이들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검증을 위한 복수의 워킹 그룹을 구성했다./사진=평양 AP=연합뉴스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처음 열린 북·미 고위급 회담 성과를 놓고 양측의 평가가 엇갈렸다.

향후 북·미 비핵화 후속 협상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7일 회담 성과와 관련, “생산적이고 선의의 회담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 외무성은 이날 담화에서 “회담 결과는 극히 우려스러운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폼페이오
미국 미국 국무부가 예고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 면담이 불발됐다. 사진은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5월 9일 평양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악수를 하는 장면./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폼페이오 장관, 김정은 위원장 면담 불발

특히 미국 국무부가 예고했던 폼페이오 장관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 면담이 불발돼 북한이 미국 측 협상 전략에 불만을 표시한 게 아닌가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1(3월31일∼4월1일 사이 하루)·2(5월 9일)차 평양 방문 땐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다.

북·미 양측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을 통해 상호 전달했다.

회담
북한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6일 평양의 백화원영빈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오른쪽)과 만나고 있다./사진=평양 AP=연합뉴스
◇ 북·미 비핵화 정의 및 방법론 이견

북·미는 회담 내내 비핵화 정의 및 방법론, 종전선언 등에 이견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신속하고 일괄적인 타결을 요구하고 있지만 북한 측은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회피한 채 단계적이고 점진적 해법을 제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후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북한의 비핵화 시간표(timeline) 설정을 묻는 질문에 “회담에 관해 상세하게 설명하지는 않겠다”며 “하지만 우리는 ‘많은 시간(a good deal of time)’을 할애했고, 복잡한 이슈이긴 하지만 우리는 논의의 모든 요소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북한 체제 안전보장, 미군 유해송환 등에 관해 논의했다”며 세 가지 목표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은 매우 확고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CVID에 대한 우리의 입장도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북 외무성은 “단계적으로 동시 행동 원칙에서 풀 수 있는 문제부터 하나씩 풀어나가는 것이 조선반도 비핵화 실현의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며 “미국 측이 싱가포르 수뇌 상봉과 회담의 정신에 배치되게 CVID요, 신고요, 검증이요 하면서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 만을 들고 나왔다”고 비난했다.

CVID에 관한 언급은 피하면서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비핵화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폼페이오 리용호
북한 외무성은 7일 오후 담화에서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처음 열린 북·미 고위급 회담 결과에 대해 “극히 우려스러운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폼페이오 장관(왼쪽 두번째)이 6일 북한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 리용호 북 외무상과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평양 AP=연합뉴스
◇ 북한 “종전선언, 평화보장 체제 첫 공정, 신뢰 조성 선차적 요수”

외무성은 아울러 “(미국은) 정세악화와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기본문제인 조선반도 평화체제 구축문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이미 합의된 종전선언 문제까지 이러저러한 조건과 구실을 대면서 멀리 뒤로 미루어 놓으려는 입장을 취했다”고 지적했다.

종전선언 문제는 북한 비핵화의 구체적 조치 이행을 위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 미국 측이 이번 회담에서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나워트 대변인이 밝힌 주요 의제엔 포함되지 않았다.

외무성은 “종전선언을 하루빨리 발표할 데 대한 문제로 말하면 조선반도에서 긴장을 완화하고 공고한 평화보장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첫 공정인 동시에 조·미 사이의 신뢰 조성을 위한 선차적인 요소”라며 “조·미수뇌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더 열의를 보이였던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18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대가로 우리가 정전협정을 확실히 바꾸고, 김정은 위원장이 필요로 하는 안전 보장을 제공하겠다는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미국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차례 ‘6·25 전쟁의 종결’을 거론하며 종전선언에 관심을 보이긴 했지만 북한 구체적 비핵화 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종전을 선언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북한의 ‘종전선언’ 언급이 협상카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5월 8~9일 중국 다롄(大連)에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종전선언 보류를 요청했고, 싱가포르 회담 때도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회담장 입장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가운데)이 6일(현지시간) 평양 백화원영빈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만난 후 백화원영빈관 밖으로 나와 동행한 리사 케나 장관비서관(왼쪽부터), 알렉스 웡 동아태 부차관보,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 등과 회의를 가진 뒤 다시 백화원영빈관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사진=평양 AP=연합뉴스
◇ 워킹그룹 구성, 미군 유해 송환 문제 논의 성과

이번 북·미 고위급 회담은 비핵화 논의 워킹그룹 구성과 6·25전쟁 때 전사한 미군 유해의 송환 문제 등에선 일정 부분 성과를 냈다.

폼페이오 장관은 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 폐쇄 방법에 관해 협의했다며 이를 논의할 워킹그룹을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는 12일께 판문점에서 6미군 유해의 송환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이 6일 오후부터 7일 오후까지 총 9시간에 걸쳐 마라톤 회담을 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진정성을 확인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비핵화 논의의 첫 단계로 꼽힌 ‘핵 신고 리스트’와 시간표와 관련해선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미군 유해 송환 문제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유해 200구를 미국에 송환했다”고 미리 밝힐 만큼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 측이 원하는 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국가이익센터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국장은 회담 결과에 대해 “일종의 중대한 돌파구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양측이 단지 논의를 계속하기로 합의한 것뿐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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