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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진전” 대 “유감”… 엇갈린 北·美 고위급회담 평가

[사설] “진전” 대 “유감”… 엇갈린 北·美 고위급회담 평가

기사승인 2018. 07. 08.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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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한이 지난 6일과 7일 평양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어 비핵화 등을 논의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회담이 생산적이었다며 “핵심 이슈에 진전이 있었다”고 했고 북한 외무성은 회담 후 미국이 일방적인 비핵화 요구안을 들고 나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회담 결과에 대해 양측이 서로 엇갈린 반응을 보였지만 고위급이 만나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후속조치를 논의하기 시작한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회담에서 눈에 띄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통해 서로에게 친서를 전달했다는 점이다. 친서는 두 정상이 상호 신뢰를 강조하며 비핵화와 체제보장 등에 대한 내용을 담았을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북 미사일엔진 시험장 폐쇄, 비핵화 검증 등 핵심 사안을 논의할 워킹그룹을 구성하기로 했든 데 이 역시 성과다. 12일쯤 판문점에서 미군 유해 송환회담을 열기로 한 것도 진전이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것은 북 외무성의 담화다. 외무성은 “미국 측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신고, 검증 등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며 “이번 첫 조미 (북·미) 고위급회담을 통해 조미 사이의 신뢰는 더 공고화되기는커녕 오히려 확고부동했던 우리의 비핵화 의지가 흔들릴 수 있는 위험한 국면에 직면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비핵화 의지가 흔들릴 수 있다고 한 것은 우리를 긴장시킨다.

북한은 담화에서 “신뢰조성을 앞세우면서 단계적으로 동시행동 원칙에서 풀 수 있는 문제부터 하나씩 풀어나가는 것이 조선반도 비핵화 실현의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낡은 방식을 우리에게 강요하려 한다면 문제해결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계적으로, 동시적으로 비핵화를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빠르면 1년, 길어야 2년 안에 CVID를 끝내겠다는 것인데 북한의 생각과는 상당한 거리감이 있다.

북한이 정상 간 친서를 교환하고, 폼페이오 장관과 회담을 끝낸 후 미국을 비판한 것은 앞으로 있을 후속 협상을 염두에 둔 것일 가능성이 크다.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북·미 회담은 이슈 자체가 중대하기 때문에 양측의 줄다리기는 계속된다고 봐야 한다. 회담 과정에서 상호 비판을 하고 회담 비밀을 흘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위한 구체적인 시간표가 빨리 나오도록 양측은 더 분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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