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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 다한 미국, 유감 표명 북한

할 말 다한 미국, 유감 표명 북한

허고운 기자 | 기사승인 2018. 07. 0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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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고·검증 위주 선비핵화 방식 주장
북한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 들고 나왔다"
평양 순안공항서 北 출국 기자회견하는 폼페이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7일(현지시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의 이틀 간에 걸친 고위급 회담을 마치고 북한을 떠나기 직전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평양 AP=연합뉴스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공동성명 이행을 위해 고위급회담을 가진 북한과 미국이 서로 다른 비핵화 셈법을 드러냈다. 미국은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다시 강조하며 ‘비핵화 우선주의’를 앞세웠으나 북한은 미국이 일방적·강도적 요구를 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6~7일 이틀간 평양에서 고위급회담을 가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협상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며 북·미가 비핵화 검증 등 핵심 사안을 논의할 워킹그룹을 구성키로 했다고 8일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북한을 떠나기 전에도 “북한 비핵화를 위한 시간표 설정 등에 있어서 진전을 거뒀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은 7일 저녁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측의 태도와 입장은 유감스럽다”며 “미국측은 싱가포르 회담의 정신에 배치되게 CVID요, 신고요, 검증이요 하면서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고 비난했다.

북한의 반응을 미뤄볼 때 미국은 최근 ‘FFVF(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대북정책을 다소 완화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을 불식함은 물론 신고와 검증 위주의 선(先)비핵화 방식을 일관되게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비난과 관련 “북한에 대한 우리의 요구가 강도 같은 것이라면 전 세계가 강도”라며 “왜냐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무엇을 성취할 필요가 있는지 만장일치로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북한, 정전협정 체결 65주년 맞아 종전선언 제안

북한의 불만 표출은 자신들의 최대 관심사인 체제안전보장 및 종전선언과 관련된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자신들이 정전협정 체결 65주년(7월 27일)을 맞아 종전선언을 하자고 제안한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북한은 또 “(미국측은) 정세악화와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기본문제인 조선반도 평화체제 구축 문제에 대해서 일절 언급하지 않고, 이미 합의된 종전선언 문제까지 이러저러한 조건과 구실을 대면서 멀리 뒤로 미뤄놓으려는 입장을 취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불협화음에도 북·미 모두 ‘비핵화’ 판 자체를 깰 생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다시 대화하지 않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주민들이 접하는 대내용 매체에 보도하지 않은 점도 주목할 만하다.

북·미 간의 인식차가 확인된 만큼 최근 한반도 정세 변환에 큰 역할을 해온 한국 정부의 중재 행보도 관심을 끌 전망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폼페이오 국무장관 간의 협의 채널을 강화해 북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구상을 보다 명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과 북한의 접근법 모두를 상당 부분 만족시킬 수 있는 제3의 해법을 찾아내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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