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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외과의사에 비대위장 맡기려한 한국당, 제정신인가

[사설] 외과의사에 비대위장 맡기려한 한국당, 제정신인가

기사승인 2018. 07. 09.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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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의 김성태 대표권한대행이 이국종 아주대 의대교수에게 당의 혁신 비대위원장직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고 한다. 김 권한대행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에서 이 교수를 만나 비대위원장직을 제안했다. 이 교수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내 구역도 제대로 신경 쓰지 못하는 데 내 주제에 무엇을 맡겠느냐”며 정중히 거절했다고 한다.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한국당이 이제 제정신마저 잃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 교수의 능력이나 명성을 폄하해서가 아니다. 이 교수는 자타 공인하는 국내 외상학계의 존경받는 인물이다. 그는 모든 사람이 돈벌이가 안 된다고 여기는 중증 외상환자들의 생명을 구하는 데 일생을 바치겠다며 의사가 됐다. 아주대 권역외상센터장이기도 한 이 교수는 “외상센터의 상황이 한국당보다 100배나 더 안 좋다”며 의사 신분을 떠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국당의 비대위원장 선정을 놓고 지난 1~2주 동안 정치권에서는 여러 소문이 나돌았다. 좌파학자로 알려진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부터 유시민 작가, 탄핵판결을 한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진보학계 원로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까지 40여명의 후보명단까지 나돌았다.

이쯤 되면 한국당은 보수정당임을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 보수정당으로서 추구하는 가치를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비대위원장 선정을 하나의 정치 이벤트화해서 국민의 눈길을 끌어보자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 이 교수의 영입제안도 이러한 의도로 해석되는 이유이기도 하다.이는 이 교수의 중증외상분야에 대한 숭고한 봉직의 뜻과 명성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천박한 사고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이에 비해 이 교수의 거절의 변(辯)에서는 겸손과 전공분야에 대한 열정이 읽힌다.

한국당은 선거참패 후 거의 한 달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비대위원장을 선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김 권한대행을 비롯한 일부 집행부의 욕심 때문이라는 게 당내외의 지적이다. 보수의 절대적 가치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에 대한 수호의지가 굳은 리더십 있는 인물이라면 지금도 당 내외에서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이를 외면하고 자파세력의 확장을 위해 비대위원장 선정을 꾀하고 있으니 인물난을 겪는다는 게 당 밖 보수시민단체의 비판이다. 김 권한대행은 지금이라도 맘을 비우는 데 솔선수범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보수정당의 비대위원장 후보의 얼굴이 떠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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