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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메이드 인 베트남’ 만들자…“미중 무역전쟁 피난처 될 것”

중국, ‘메이드 인 베트남’ 만들자…“미중 무역전쟁 피난처 될 것”

기사승인 2018. 07. 1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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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시좡족자치구 남부 친저우에 있는 한 제조공장에서 일하는 직원의 모습. 사진출처=광시 공식 홈페이지
중국이 미국과 첨예한 무역 갈등을 이어가는 가운데 베트남에 러브콜을 보냈다.

중국 정부가 베트남과 인접한 광시좡족(廣西壯族)자치구 접경 지역에 제조공장들을 조성해 이른바 ‘메이드 인 베트남’ 구역을 설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 보도했다.

베트남과 광시 접경 부근에 ‘국경무역지역’(cross-border trade zones) 7곳을 지정해 중국-베트남 간 교역을 도와 제조업 부흥을 꾀하겠다는 내용이다. 미국의 관세 폭탄으로 타격이 예상되는 중국 제조기업들을 살리겠다는 중국 정부의 묘책이다. 국경무역지역은 중국의 신 실크로드 정책으로 불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의 주요 거점 전략 지역이다. 또한 국경무역지역 설정은 중국과 베트남이 지난해 서명한 인프라 협력의 확장된 버젼이기도 하다.

광시 서부에 있는 광업도시 핑샹의 왕팡홍 당 서기는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으로 직접 수출하는 것은 고율 관세 부담으로 어려워질 것이라며 미국과의 무역분쟁이 ‘메이드 인 베트남’ 프로젝트를 부추긴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제조업체들은 미국행 수출품 중 일부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을 경유해 운송할 예정”이라며 “핑샹처럼 베트남 국경과 인접한 도시들은 ‘중계무역’을 ‘현지 가공 및 제조’로 전환할 수 있다고 했다.

중국 정부는 베트남 측이 이 제안을 받아들이면, 국경무역지역 베트남 구역에 수출에 기반을 둔 자국 기업 100개를 입주시킬 계획이다. 이들 기업들은 베트남의 값싼 노동력과 중국·베트남 국경 양쪽에서 창강삼각주(Yangtze River Delta) 일대의 우대정책을 누리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우대정책에는 물류·인력 비용과 세금 감면이 포함돼 있다.

베트남과 광시 접경 지역은 1930년대 프랑스 식민지 하에서 전복을 시도한 베트남 민족주의자들과 1960년대 미국군과 맞선 베트남 국부인 호치민 주석의 군인들의 피난처였다. 1979년 중국과 베트남 간 전쟁 당시에는 국경 1300km 중 일부가 전쟁터였다. 40여 년이 흐른 현재 이 국경지역은 다른 종류의 전쟁에서 피난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고역을 치르고 있는 중국 제조기업들의 ‘구원투수’가 될 것이란 의미다.

중국 제조업체의 노동 환경을 모니터링하는 비정부기구(NGO) 당대사회관찰연구소 대표 리우 카이밍은 “‘국경무역지역’은 다른 나라를 거쳐 미국으로 제품을 수출하길 바라는 중국 기업에 좋은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관건은 베트남 정부가 중국의 이 제안을 받아들이느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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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과 접경한 광시좡족자치구(빨간색 부분).사진출처=구글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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