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내수 약화·투자 둔화에 경기 먹구름”

한국개발연구원 경제동향 7월호 발간
경기개선세 둔화, 반도체 외끌이 성장

최근 우리 경제의 내수 증가세가 약화되면서 경기 개선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등의 선행지표도 악화돼 투자부문의 부진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일 발간한 ‘경제동향 7월’호에서 “우리 경제 수출이 비교적 견실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나 내수 증가세가 약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수출은 0.1% 줄며 감소세로 전환했으나, 선박수출의 기저효과 및 조업일수 감소 등의 일시적 요인을 감안하면 견실한 증가세가 대체로 유지되고 있다고 KDI는 평가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소비 개선이 지연돼 경기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5월 소매 판매액은 4.6% 늘며 전월(5.5%)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서비스업 생산도 2.3% 느는 데 그쳐 전월(2.7%)보다 둔화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치인 100을 넘는 105.5를 기록했지만, 작년 12월 이래 6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설비투자 관련 선행지표도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 5월 설비투자는 기계류 감소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4.1% 줄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특수산업용 기계 수주액도 2년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6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과 기계류 수입액(속보치)도 2개월 연속 줄었다. 건설투자도 악화될 조짐이다. 지난 5월 건설기성이 전월(1.5%)보다 낮은 0% 증가율을 기록한 가운데 선행지표인 주택 인허가실적도 13.8% 감소해 앞으로 건축부문 둔화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생산 측면의 전반적인 개선 추세가 더 완만해지고 있다고 KDI는 우려했다. 5월 전산업생산은 전월(2.0%)보다 낮은 1.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 중 광공업생산은 반도체생산(8.0%)을 중심으로 전월(0.8%)에 이어 0.9% 증가했다. 반면 자동차(-0.2%)와 기타 운송장비(-18.7%) 등은 계속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고용시장에서도 5월 취업자는 전년 보다 7만2000명 늘어 전월(12만3000명)에 비해 증가 폭이 감소했다. 특히 앞으로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4개월 연속 하락하며 기준치(100%)까지 주저 앉았다. 여기에 하방 리스크 마저 커지고 있다. KDI는 세계 경제가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무역갈등이 심화하고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등 하방 위험이 다소 확대됐다고 우려했다. 6월 국제유가도 미국의 원유 공급 확대 전망으로 중순까지는 하락했으나, 이란 원유 수출 감소 가능성과 석유수출국기구(OPEC) 증산 우려 완화 등이 부각돼 다시 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