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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감천의 기적 재현, 태국 동굴소년 전원구조

지성감천의 기적 재현, 태국 동굴소년 전원구조

기사승인 2018. 07. 10.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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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구조본부 치밀한 작전에 날씨까지 도와
전세계 최고 전문가 13명과 태국 네이비실 공조 빛 발해
소년들 육체적 정신적 강인...전세계가 무사귀환 기도
태국 네이비실
10일(현지시간) 태국 탐루엉 동굴에서 구조된 소년들 중 한 명을 태운 것으로 보이는 헬기가 치앙라이의 군 기지에 착륙하고 있다. 태국 네이비실은 탐루엉 동굴에 갇혀있던 유소년 축구팀 선수와 코치 등 13명이 전원 구조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로써 지난달 23일 오후 훈련을 마친 뒤 동굴에 들어갔다가 고립된 13명은 17일 만에 전원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치앙라이<태국> AP=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태국 북부 치앙라이주 동굴에 최장 17일간 갇혔던 유소년 축구팀 선수와 코치 등 13명이 전원 구조된 것은 기적이었다.

태국 구조본부의 치밀한 작전과 날씨가 도왔다.

태국 해군 특수부대(네이비실)와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 소속 구조대원, 영국 동굴탐사 전문가 등 전 세계 최고 수준 다국적 구조팀 13명의 공조가 빛을 발했다.

13명이 실종 10일 만인 지난 2일 발견된 것도 기적 같은 일이었다. 발견 후에도 미국 CNN 방송 등의 현지 중계에 출연한 전문가들은 전원 구조는 매우 어려운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동굴 입구에서 13명이 있는 경사지까지 5㎞가량 떨어져있어 전문가에게 조차 어려운 코스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13명은 고립된 지 오래됐고, 수영을 못하는 유소년도 있었다.

태국 동굴소년 사흘째 구조 개시…
태국 치앙라이주 매사이 지구의 탐루엉 동굴에 갇힌 소년들에 대한 사흘째 구조작업이 개시된 10일(현지시간) 구조대원들이 동굴 입구로 이동하고 있다.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동굴에 갇힌 8명의 소년을 무사히 구조한 태국은 이날 남은 5명을 모두 구한다는 목표로 사흘째 구조작업에 착수했다./치앙라이<태국> AP=연합뉴스
4일부터 잠수훈련이 시작됐다. 이들이 동굴 밖으로 나오려면 4개 구간의 ‘침수 구역’을 잠수해서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장 800m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침수 구역 가운데 일부는 폭이 60㎝로 좁아 잠수장비를 벗어야 통과할 수 있어 상당한 위험을 안고 있었다.

6일 동굴 내 공기주입구 설치작업을 하던 전 태국 해군 네이비실 요원이 산소 부족으로 숨지는 일이 벌어질 정도다.

하지만 13명은 축구로 단련된 때문인지 육체적으로도 제법 강한 편이었다. 특히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카메라를 향해 두 손을 모으고 태국식 인사를 할 정도로 정신적으로 강인했다.

미국 방송인과 전문가들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일 정도였다.

'안전 구조에 만전을'
10일(현지시간) 태국 북부 치앙라이주 동굴에 최장 17일간 갇혔던 유소년 축구팀 선수와 코치 등 13명이 전원 구조됐다. 사진은 9일 치앙라이 구조 현장을 방문한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동굴 지역 지도를 보면서 구조 현황을 청취하는 모습./사진=치앙라이<태국> EPA=연합뉴스
하지만 열대 우기(몬순)에 접어들면서 큰 비가 예고돼 고립자들의 생존이 촌각에 놓인 상황이 됐다. 수영을 가르치고 완전한 준비를 할 상황이 아니었다.

당국은 8일을 ‘D데이’로 잡았다. 동굴 내 수위가 어느 정도 내려가고 응급처치를 받은 소년들의 건강상태가 다소 호전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날이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고 했다.

이날 오전 10시 다이버 18명(외국인 13명, 태국 해군 네이비실 요원 5명)을 투입해 11시간 만에 소년 4명을 동굴 밖으로 무사히 데리고 나왔다. 실종된 지 16일 만이었다.

다음 달도 체력이 고갈된 일부를 제외하고는 같은 잠수사들이 들어갔다. 구조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최소화하려고 지형을 숙지한 다이버를 활용하기로 했다. 덕분에 전날보다 2시간 단축된 9시간 만에 4명을 추가로 구조할 수 있었다.

13명 전원 구조라는 기적은 10일 이뤄졌다. 이날 오전 10시께 잠수사 19명이 들어가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소년 4명과 코치를 모두 구조했다.

구조작업이 본격 진행되는 동안에도 간간이 비가 쏟아졌지만 다행히 동굴 내 수위를 높일 정도는 아니었다.

현지 구조 지휘자들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성공 여부는 쁘라삐룬(인도 신화에 나오는 비를 관장하는 신 ‘바루나’의 태국어 명칭)의 손에 달렸다”고 말해왔는데 하늘이 도운 것이다.

'泰 동굴소년들 모두 무사 귀환을'
10일(현지시간) 태국 북부 치앙라이주 동굴에 최장 17일간 갇혔던 유소년 축구팀 선수와 코치 등 13명이 전원 구조됐다. 사진은 전날 인도의 아마다바드 소재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촛불과 플래카드를 들고 태국 어린이들의 무사 구조를 기원하는 모습./사진=아마다바드<인도> AP=연합뉴스)
소셜미디어에는 이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네티즌들의 글이 국적을 가리지 않고 연일 쇄도했고, 소년들이 다니는 학교를 비롯해 곳곳에서 기도회가 잇따랐다.

아울러 전 세계 언론들이 현장중계로 구조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하면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모았다.

태국 유소년 축구단의 전원 구조는 ‘정성이 지극하면 하늘도 감동한다(至誠感天)’는 고사성어가 그대로 재현된 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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