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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의 한숨…미·중 무역전쟁 여파 점점 커져

아세안의 한숨…미·중 무역전쟁 여파 점점 커져

기사승인 2018. 07. 1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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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US Trade <YONHAP NO-6548> (AP)
지난 4월 13일 중국 산둥성 동부 칭다오의 한 항구에서 선적 대기 중인 중국 컨테이너들. 사진출처=AP,연합뉴스
동남아시아에 미·중 무역전쟁의 암운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

아시아 경제학자들은 미·중 무역마찰 심화와 시장 불안감 증가에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의 올해 신흥국 경제성장세는 지속할 것으로 평가해왔다. 하지만 역내에 통화 약세·이자율 상승 바람이 불면서 이러한 예측을 변경했다.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더불어 예상보다 빠른 미 금리인상도 역내 경제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일본경제연구센터(JCER)와 닛케이의 분기별 조사 결과를 인용해 10일 이같이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8~28일 아세안 주요 5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태국)과 인도의 경제학자 40명을 대상으로 아시아 경제 전반에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요인이 무엇인지 알아본 것이다. 

아시아 경제학자들은 미·중 무역전쟁 기저에 깔린 무역보호주의가 가장 심각하다고 내다봤다. 

무역보호주의의 부상은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 경제에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나타났다. 100점을 최고 위험 수준으로 설정한 이번 조사에서 싱가포르가 95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말레이시아가 77점, 태국이 71점이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각각 40점, 30점이었고 필리핀에는 경제 위험 요인에 포함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소재 얼라이언스 은행의 마노카란 모테인은 “중국과 미국 간 무역전쟁은 고율 관세가 적용되는 상품 공급 체계에 충격을 가할 것”이라고 했다. CIMB 태국은행의 아몬뎁 차우라도 “미·중 무역전쟁은 세계 경제 성장의 주 위험 요소”라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인도와 주요 아세안 국가들의 성장 전망은 안정적이다. 아세안 5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은 5.0%로, 3월 조사 때와 동일했다. 

태국 전망은 수출 호조와 국내 수요에 힘입어 0.3%P 상향 조정됐다.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에서의 반도체 및 기타 제품의 수출 호황도 예상보다 더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필리핀도 탄탄한 가계·재정 지출 등 국내 요인이 경제를 뒷받침해 강한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인도 경제도 고성장 궤도에 다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는 지난해 7월 이른바 단일상품·서비스세(GST)를 시행하면서 일시적인 혼란을 겪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한 인도의 2018-2019 회계연도(2018년 4월∼2019년 3월) 경제성장률은 7.4%로, 전 회계연도보다 0.7%P 올랐다. 

하지만 아시아 국가 통화 약세가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시장 예상을 앞지른 미국의 금리인상 때문이다. 특히 인도네시아·인도·필리핀이 통화가치절하 압박을 세게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가치는 올해 들어 5% 이상 떨어졌다. 지난달 29일 루피아화 가치는 달러당 1만4415루피아로, 2015년 10월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인도 루피화 가치도 지난달 28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브렌트유 가격 상승으로 시작된 루피화 가치 급락은 신흥국 통화 위기가 불거지면서 낙폭이 연초 대비 7.4% 확대했다. 이젠 미·중 무역전쟁의 충격까지 겹쳤다. 인도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대응해 다음달부터 미국산 농산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필리핀의 경우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3월 조사보다 0.3%P 오른 4.5%로 조정됐다. 현재 필리핀 페소화 가치는 연초 대비 약 6%나 떨어졌다.

미국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한 만큼 자본 유출에 따른 신흥시장의 통화가치 급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인도 소재 다이와 캐피탈 마켓은 “앞으로 국제유가와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신흥국의 통화 가치 하락에 대한 압박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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