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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은 어떻게 아시아 자동차 산업 거점 됐나

태국은 어떻게 아시아 자동차 산업 거점 됐나

기사승인 2018. 07. 1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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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176
태국 라용에 위치한 GM 자동차 생산 시설. 사진출처=/GM
태국이 정부의 정책적 제조업 진흥과 풍부한 고숙련 인력을 바탕으로 아시아의 자동차 거점으로 앞서 나가고 있다.

미국 CNN머니의 1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태국은 지난 수십년 간 아시아의 자동차 생산 거점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태국은 현재 전세계 12대 자동차 생산국이며, 동남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는 최대 규모의 생산량을 자랑하고 있다.

도요타와 미쓰비시 등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은 1960년대부터 태국에서 자동차 생산을 시작했으며, 제너럴모터스(GM)·포드·벤츠·BMW 등도 그 뒤를 이었다. GM 대변인은 태국 공장이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아프리카 지역 수출을 위한 메인 생산 허브이며, 이 곳에서 생산된 자동차는 호주·뉴질랜드 등 15개 시장으로 수출된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태국이 자동차 제조 강국이 된 데는 정부의 정책적 진흥이 주효했다. 태국은 지난 30여 년 간 자국 제조업 보호를 위해 수입 차에 대해 80%, 오토바이는 60%의 수입 관세를 매겨왔다. 뿐만 아니라 태국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토지 소유권을 보장해주고 외국 자동차 기업의 고문들에게는 비자 절차도 간소화해주는 혜택을 배풀었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여러가지 세제 혜택 역시 도입했다. 태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기업들에게는 8년간 법인세를 면제해줬다. 태국 내 자동차 생산 허브 도시 중 하나인 라용에서는 법인세율이 최대 50%까지 내려간다. 이 곳에는 GM과 포드의 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태국은 또한 지정학적으로 수출이 용이한 곳에 위치한 데다 항만과 공항의 이용이 편리하다. 게다가 인도네시아나 다른 경쟁 시장들과는 달리 1500여 곳의 부품 제조 업체가 있어 부품을 내부적으로 조달하는 것이 가능하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회원국들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은 태국을 아시아 자동찬 생산 허브로 만든 또 다른 플러스 요인이다. 태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기업들은 아세안 내 다른 국가로 자동차를 수출할 때, 무관세 혹은 아주 소액의 관세만이 부과된다.

인건비는 다른 동남아 국가들만큼 싸지는 않지만, 그래도 중국보다는 저렴한 편이며 충분한 기술과 경험을 갖춘 고숙련 노동자가 풍부한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태국은 2000년부터 2017년까지 자동차 생산량이 383%나 증가했다. 이중 수출용 제품이 60% 가량을 차지하고 있지만, 태국 내 중산층 급증으로 인해 최근에는 내수 수요도 크게 늘어난 상태다. 2013년 닐슨글로벌자동차수요조사 결과에 따르면 태국 가구 중 겨우 18%만이 자가용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지역의 중산층은 2020년까지 4억 명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태국 내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 엄청난 기회를 의미한다.

자동차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태국 정부는 친환경·전기 자동차 생산도 태국으로 끌어들이기를 원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 2월 태국은 450억 달러를 들여 ‘동부경제회랑(EEC)’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승인했다.

동부경제회랑 사업은 라용과 인근 도시를 중심으로 대규모 공업단지를 조성해 이 곳을 태국 산업 중심지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 곳에서는 투자자들에게 세제 혜택 뿐만 아니라 신속한 비자 발급, 토지 99년 임대권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연방태국투자위원회는 태국이 2020년이면 300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하게 돼, 세계 8위의 자동차 생산국으로 올라서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정치적 불안이 투자자들을 망설이게 하는 걸림돌로 꼽힌다. 조시 쿠어란칙 외교협회 동남아 문제 수석연구원은 “정치적 갈등이 태국의 매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국에서는 최근에도 2006년과 2014년 쿠데타가 발생해 투자자들의 우려를 낳은 바 있다.

또한 이웃국가들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점도 난관이다. 이웃나라 인도네시아의 자동차 시장이 최근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인도네시아는 양과 공급체인의 정밀도 면에서 태국에 밀리고 있어, 태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고 컨설팅업체 ‘데잔 시라 & 어소시에이트’의 맥스필드 브라운 매니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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