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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 동맹 의미, ‘돈’ 문제? “동맹국, 미국의 전쟁서 목숨 잃어”

트럼프에 동맹 의미, ‘돈’ 문제? “동맹국, 미국의 전쟁서 목숨 잃어”

기사승인 2018. 07. 12.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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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나토 회원국에 국방비 GDP 2% 증액 요구
"트럼프, 유럽서 비호감, 증액 요구가 역효과"
"나토 회원국 내 미군기지 292개, 미국 이해 지켜"
"동맹, 대차대조표 이상의 가치"
Trump NATO Summit
도널드 트럼피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 등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과 조찬을 하면서 독일이 ‘노드 스트림 2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사업’으로 60~70%의 에너지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고 있다며 “독일이 러시아에서 아주 많은 에너지를 얻고 있어서 러시아에 포로로 잡혔다”고 주장했다./사진=브뤼셀 AP=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는 11일(현지시간) 회원국 29개국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로 확대한다는 목표와 관련, ‘진전을 있으나 여전히 할 일이 많다’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나토 부담금이 현저히 높다며 회원국들이 국방비를 GDP의 4%까지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트럼프 대통령, 나토 회원국 국방비 GDP 4% 증액해야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지난해 나토 회원국 가운데 목표 2%를 달성한 국가가 영국(2.36%)·그리스(2.12%)·에스토니아(2.08%) 등 3국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불가능한 수치다.

폴란드는 2% 이상을 지출하다가 지난해 1.99%로 내려왔다. 올해도 라트비아·폴란드·리투아니아·루마니아 등 7개국 만이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나토 주요 회원국의 GDP 대비 국방비 지출은 프랑스 1.79%·노르웨이 1.62%·터키 1.48%·포르투갈 1.31%·캐나다 1.29%·독일 1.24%·덴마크 1.17%·네덜란드 1.15%·이탈리아1.12%·스페인 0.92%·벨기에 0.9% 등이다.

미국의 국방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 4.81%에서 지난해 3.57%도 크게 하락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해 나토 회원국 국방비 지출 규모는 미국 6098억 달러·프랑스 578억 달러·영국 472억 달러·독일 443억 달러 등이다.

나토 비회원국으로 국방비 세계 10대 국가는 중국 2282억 달러(2위)·사우디아라비아 694억 달러(3위)·러시아 663억 달러(4위)·인도 639억 달러(5위)·일본 454억 달러(8위)·한국 392억 달러(10위) 등이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하면 나토 회원국이 국방비를 증액할 수 있는 여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GDP 대비 국방비 4%는 불가능한 수치임을 알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럼에도 불구 4% 증액을 주장한 것은 나토 회원국의 국방비 증액 필요성을 부각시키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Belgium NATO Summit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29개국 정상 등이 11일 저녁(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생캉트네르 공원(Cinquantenaire Park) 내 왕립 예술역사박물관에서 진행된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브뤼셀 AP=연합뉴스
◇ 트럼프 대통령 요구 GDP의 2% 국방비 지출, ‘가이드라인’인가 ‘약속’인가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GDP의 2% 국방비 지출’은 2014년 웨일즈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가이드라인’이다. ‘약속’이라는 미국의 주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나토는 그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하자 2024년까지 GDP의 2%로 국방비를 증액하자는 가이드라인에 합의했다.

나토 회원국에 대한 부담금 증액 주장은 미국 역대 정부가 계속 요구해온 오래된 사안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외교적 언사’로 정중하게 요구해왔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직설적인 요구가 2% 목표 달성에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 싱크탱크 아틀란틱 카운슬의 엘리자베스 브로 선임연구원은 유럽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호감이 높아 회원국 정상들이 2% 목표를 달성하려고 할 때 ‘미국의 명령에 복종하려고 한다’는 국내 반대 여론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NATO-SUMMIT/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그리고 지난달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해 ‘21세기 술탄(중세 이슬람 제국 황제)’에 오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진행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브뤼셀 AP=연합뉴스
◇ 동맹 ‘주고받기’ 금전적 사안인가...비금전적 가치는

아울러 전문가들은 나토는 미국에 금전적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나토 동맹국들이 유럽에 미국의 강력한 발판을 제공하고 있고, 미국이 중동·아프리카·서아시아 등에서 군사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미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독일에 152개의 육군·공군 기지와 가장 큰 해외 미군병원을 가지고 있다. 이 기지와 병원은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군사작전을 할 때 릴리패드(Lily pads,수련 잎)로 불리는 임시기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독일 외 나토 회원국 내 미군 기지는 이탈리아 44개·영국 25개·포르투갈 18개·터키 15개·벨기에 10개·그리스 8개·네덜란드 5개·스페인·루마니아(이상 4개)·노르웨이 2개·캐나다·덴마크·불가리아·아이슬란드·네덜란드령 안틸리스(이상 1개) 등이다.

미국이 나토 회원국 내에 무려 292개의 기지를 가지고 미국의 이해를 지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미국과학자연맹(FAS)에 따르면 미국은 독일·벨기에·이탈리아·네덜란드·터키 등 5개국에 6개의 핵무기 비축기지를 가지고 있으며, 노르웨이엔 탱크와 대포를 보관하는 지하기지가 있다.

카론 폰 히펠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사무총장은 미국이 나토에서 비금전적인 혜택을 많이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호펠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이 대차대조표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나에게 무엇을 주고, 그것으로부터 무엇을 얻을 것인가가 모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이 전쟁에서 미국을 위해 싸우고 목숨을 잃은 것에 상관하지 않는다며 많은 국가들이 미국의 전쟁인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참전했고, 이곳에서 많은 군인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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