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한은, 7월 금리 또 동결…8개월째 연 1.50% 유지(종합)

한은, 7월 금리 또 동결…8개월째 연 1.50% 유지(종합)

기사승인 2018. 07. 12. 10:27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발언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YONHAP NO-3529>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은 기준 금리를 동결했다. /제공 = 연합
한국은행이 8개월째 기준금리를 현행 1.50% 수준으로 동결했다.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을 좀더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외적으론 우리 경제를 견인해 온 수출이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 1·2위 국가인 중국과 미국 의존도는 무려 40%에 달한다.

또 한·미 간 정책금리가 역전된 상태가 지속돼 외국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국내 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미국의 정책금리는 1.75~2.0%로 우리나라와의 역전폭은 0.50%포인트나 된다.

대내적으론 15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와 저물가 기조, 5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고용쇼크 등이 한은의 발목을 잡는다.

이 때문에 시장의 관심은 ‘소수의견’ 출현 여부에 집중된다.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 중 일부가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면 8월 인상 기대감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소수의견은 통화정책 변경 기조에 대한 시그널을 준다.

또 이날 오후에 발표될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관심이다. 앞서 언급한 대내 여건을 고려할 때 전문가들은 한은이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는 상황이다.

한은은 12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통위 회의를 열고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지난해 마지막 금통위에서 6년5개월 만에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뒤 올 들어 5번째 동결 결정을 내리면서 금리는 8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앞서 시장 전문가들도 이달 금리동결을 전망한 바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89%가 금리동결, 11%가 금리인상을 예상해 대체적으로 이달 금리 동결이 유력하다고 답했다. 실물경제지표가 여전히 부진한 탓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총재도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외 경제 상황에 대해 “내부적으로 고용이 부진한 상황이고 일부 신흥국의 금융불안이 진정되지 않고 있어 불확실성이 대단히 높다”고 진단한 바 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취업자 증가폭은 5개월 연속 10만명대에 머물면서 ‘고용쇼크’ 수준을 이어갔다. 지난달 취업자 증가폭은 10만6000명(0.4%)을 기록했다.

가계부채의 경우 증가폭은 둔화됐지만 여전히 소득증가율보다 높다. 전날 한은과 금융당국이 발표한 ‘2018년 6월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동안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33조6000억원 불었다.

저물가 기조도 한은의 운신 폭을 좁히는 요인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5%에 그쳤다. 한은의 중기적 목표치인 2.0%를 밑도는 수준이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간 무역갈등이 확산되는 분위기도 우려스럽다는 분위기다. 한·미 금리 역전폭은 상단 기준으로 현재 0.5%포인트지만, 연말엔 1.0%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한은을 고민스럽게 만든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오는 9월과 12월에도 두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직전 금통위 의사록에선 일부 금통위원들이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이번에 소수의견이 나왔다면 빠르면 3분기 중으로 금리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 반면 만장일치 금리동결 의견이 나오면 4분기에서 내년 초까지 미뤄질 수 있다.

이는 경제성장률 전망과도 맞닿아있다. 한은이 기존 3.0%의 성장률 전망을 유지할 경우 불안한 대내외 여건이 올해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이 경우 한은의 금리인상이 빨라질 수 있다. 반면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할 경우 금리인상은 더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이날 오후에 발표될 수정경제전망에도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금리 인상 스케줄은 상반기까지만 해도 연내 1회 인상 전망이 우세했으나, 최근 들어 국내 경기 부진에 따라 연내 동결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 5월 금통위에서 우려 요인으로 지목된 수출은 7월 증가세가 둔화됐고 물가 역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이 상황이 지속될 경우 연내 동결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