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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간 긴장감 고조에 ‘딜레마’ 빠진 일본

미국-이란 간 긴장감 고조에 ‘딜레마’ 빠진 일본

기사승인 2018. 07. 1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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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외무성
사진=일본 외무성 홈페이지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감이 고조되자 양국과의 관계를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일본이 딜레마에 빠졌다.

닛케이아시안리뷰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반기를 들지 않으면서도 이란과의 사업기회를 엿보고 석유 공급을 확보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일정을 수행하던 중 “미국에 (원유 수입 금지 조치) 완화를 요청하는 몇몇 나라들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공개적으로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로부터 일부 국가들을 면제해 줄 수도 있다고 언급한 것.

이에 일본은 이란 원유 수입 금지 조치 면제를 받기 위해 미국을 압박하는 한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이란을 방문해 외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과거부터 이란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미국과 이란 간 관계가 악화하기 시작한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 당시에도 일본은 이란과의 외교적 관계를 유지했다고 매체는 부연했다. 일본과 이란은 내년에 수교 90주년을 맞는다.

특히 이란은 세계 최대의 천연가스 매장량과 4번째로 큰 원유 매장량을 보유해 에너지가 부족한 일본의 중요한 파트너로 자리 잡아 왔다. 일본 정유기업 이데미쓰코산(出光興産)은 1953년부터 이란에서 원유를 수입했다. 또 모하마드 하타미 전 이란 대통령이 2000년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본은 중동에서 가장 큰 매장지인 아자데간 유전 개발에 합의했다.

일본 국제유전개발(INPEX)은 2004년 아자데간 지분의 75%를 인수했으나, 2010년 미국의 제재로 유전 개발에서 철수했다. 당시 미국은 INPEX가 ‘이란 제재법’ 제재대상 기업 목록에 포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면 미국 금융기관과의 거래가 끊기고 중동·아프리카 등 다른 유전 개발 사업에도 차질을 빚게 될 수 있어 일본은 아자데간에서 발을 뺐다.

일본 기업들은 원유 분야에서 뿐만 아니라, 8000만 인구를 자랑하는 이란과 경제적 관계를 강화하길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미국과의 관계도 놓칠 수 없는 위치에 있다. 국가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닛케이는 일본과 이란의 관계는 미국의 정책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 5월 이란 핵협정(JCPOA) 탈퇴를 선언했으며 이어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재가동했다. 미국은 현재 전 세계 국가들에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요구를 따르지 않을 경우 미국 내 기업들에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했다.

일본은 2005년 이란으로부터 15%의 원유를 수입한 반면 반면 현재는 5%만을 수입하고 있다. 이와 관련 다나카 고이치로 게이오대학 교수 겸 이란 전문가는 “일본 정부는 미국의 손을 잡는 대신, 자국 기업들을 위해 이란 원유를 확보하는 외교적 노력을 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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