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중, 1000억 규모 횡령범 미국서 전격 압송

중, 1000억 규모 횡령범 미국서 전격 압송

기사승인 2018. 07. 12. 16:3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2미국서 돈 세탁 혐의로 25년 선고받고 수감 중에
중국이 미국과 벌이는 무역전쟁의 와중에도 11일 사법공조를 통해 미국 내에 도피해 있던 최대 은행자금 횡령 사건의 주범을 압송하는 개가를 올렸다. 전격 중국으로 송환된 횡령범은 쉬차오판(許超凡) 전 중국은행 광둥(廣東)성 카이핑(開平) 지점장으로 지난 2001년 무려 4억8500만 위안(元·824억5000만 원)의 은행자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쉬차오판
11일 미국에서 중국으로 압송된 쉬차오판./제공=신화통신.
신화(新華)통신을 비롯한 중국 관영 언론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쉬는 금세기 초 중국은행 카이핑지점에 근무하면서 본점과 연합 자금관리가 부실한 허점을 이용, 일부 기업이나 유령기업에 대출해주는 형식으로 지금으로서도 엄청난 거액인 4억8500만 위안을 착복했다. 중국은행은 이 사실을 2001년 10월 전국 전산망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확인했다. 다급해진 쉬는 자신에 앞서 카이핑 지점장을 지낸 위전둥(余振東), 쉬궈쥔(許國俊) 등 공범과 함께 해외로 도피했다. 이후 둘과 함께 홍콩, 캐나다, 미국 등을 전전하면서 빼돌린 자금으로 주식 매매, 복권 구입, 도박 등을 해오다 인터폴 수배령으로 지난 2003년 미국에서 체포됐다.

혹독하기로 유명한 미국의 법은 역시 대단했다. 가장 먼저 위전둥을 비자 편법 발급 등의 혐의로 재판에 회부, 12년 형을 선고하고 수감한 것. 이어 쉬차오판과 쉬궈쥔에게도 돈세탁 혐의로 각각 25년, 22년형을 선고했다. 둘은 재판 직후 자진 귀국을 선택한 위전둥과 달리 꼼짝 없이 수감생활을 받아들여야 했다. 그러다 쉬가 먼저 형기를 10년 남겨 놓고 송환됐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쉬궈쥔 역시 송환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미국은 중국과 사법 협조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중국 법원의 판결이 있으면 범법자들이 외국으로 빼돌린 불법소득을 중국 당국이 회수할 수 있도록 적극 돕고도 있다. 그러나 징역 25년형을 받고 수감 중인 쉬차오판을 중국에 넘긴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미국이 중국과 벌이는 무역전쟁의 강도를 약화시킨 다음 협상에 나서기 위한 유화 제스처를 보내려 한다고 보는 시각이 중국 내에서 조심스럽게 고개를 드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